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조수호 회장 선영 찾아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막내도 이제 다 컸습니다. 당신의 빈자리는 훌쩍 커버린 아이들이 채우고도 남습니다. 이제 이 길도 낯설지 않네요. 7년간 한진해운 식구들도 불철주야 뛰면서 당신의 빈자리를 채워냈습니다. 이제 마지막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하늘에서 나마 건투를 빌어주세요.'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이 남편인 고(故)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과 마주했다. 최 회장이 26일 오전 남편의 7주기를 맞아 경기도 고양시 해인사 미타원을 찾았다. 고 조수호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셋째 아들로, 7년 전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한 뒤 이곳에 잠들었다. 7년째 매년 찾고 있지만 올해는 유독 최 회장의 발걸음이 무겁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을 구해내야 해서다. 그나마 시숙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찾아 한진해운 주식을 담보로 1500억원을 빌려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아직 한진해운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영구채 발행 등 자금 조달이 필요해 대한항공의 실사에도 응했다. 최 회장의 복잡한 마음을 다 잡듯 그의 곁에는 두 딸이 함께 섰다. 조유경, 유홍 자매는 어느덧 최 회장이 조 회장과 백년가약을 맺었던 나이를 넘어섰다. 최 회장은 대학 졸업 후인 1985년, 만 23살에 조 회장과 결혼했다. 이후 21년간 가정에 헌신했던 가정주부는 남편의 죽음과 함께 대한민국 1등 해운사의 수장으로 거듭났다. 전날 내린 비로 뚝 떨어진 기온에도 묵묵히 최 회장과 모녀를 지키고 있는 한진해운 직원들은 최 회장이 이렇게 얻은 또 하나의 가족이었다. 최 회장과 한진해운은 금융위기 여파에도 2010년 2분기 1697억원의 영업익으로 전 분기 대비 6688% 급성장한 실적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액 1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추위 만큼이나 얼어붙은 해운 경기는 한진해운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이날 남편을 찾은 최 회장이 고인과의 영감을 통해 어떤 위기돌파 묘수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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