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호 사학연금 CIO “해외투자가 답..비중 16%로 확대”

사학연금 첫 내부승진 CIO 박민호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내년 초까지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이 시행되면 실적 장세로 넘어갈 것이다. 해외 시장에서 주식과 대체투자를 늘리는 식으로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은 21일 "자산군과 시장 다변화가 화두"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사학연금의 첫 내부승진 CIO가 됐다. 교보증권에서 7년간 애널리스트 생활을 한 그는 지난 2001년 사학연금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학연금 내 자금운용 인력 중에선 최고참이다.  취임 반년째를 맞은 그는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시장이 들썩인다. 국내외서 11조원을 투자하고 있는 그로서는 온 신경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박 단장은 "미국이 테이퍼링을 빨리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빨라야 내년 3월께나 여름 즈음이라고 본다"며 "당분간 유동성 장세가 조금 더 이어질 여지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달말 기준 사학연금의 누적 수익률은 4.13%로 올해 목표치(5.3%)를 밑돌고 있다. 이달 들어 주식 시장이 위축된데다 채권 금리도 올라 수익률을 까먹었다. 그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테이퍼링을 한다는 말까지 나오자 이달은 외국인이 잠시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다음달에는 리바운드를 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올 들어 사학연금은 대체투자를 확대했다. 이에따라 지난해말 13.7%(1조4600억원)였던 투자 비중이 지난달말 기준 15%(1조7100억원)로 증가했다. 지난 6월에는 역대 최대 규모(500억~600억원)를 들여 독일 프랑크푸르트 빌딩을 인수하기도 했다. 사학연금은 오는 2017년까지 자산군과 투자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중기계획을 지난해말 수립했다. 자산군은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시장은 해외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이에 근거해 내년에는 해외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6%인 해외 투자 비중을 5년 내로 16%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박 단장은 "해외투자는 주식과 대체투자가 먼저이고, 채권은 후순위가 될 것이다. 내년 테이퍼링이 시행된다는 가정 하에 글로벌 채권은 메리트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주식은 아무래도 선진국 중심으로 이뤄질텐데, 이머징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놓치는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사학연금은 내년부터 해외투자팀을 신설ㆍ운영할 계획이다. 박 단장은 "개인이 아닌, 조직의 역량에 기반한 운용능력을 갖춘 조직을 만들고 싶다"며 "내년에 해외투자팀을 신설하는 등 임기 내 조직체계를 갖추는 데 신경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학연금은 자산규모 11조원으로 국민연금(410조원)에 이어 2번째 큰 연기금이다. 자금운용관리단에는 그를 포함해 30여명이 기금 운용을 맡고 있다. 국민연금은 전원 외부 경력직이지만 사학연금은 25% 가량만 외부 채용이다. 나머지 75%는 사학연금 내부 직원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사학연금은 수익률 6.42%를 기록해 국민연금(6.99%)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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