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12년 전 영화 ‘친구’를 통해 많은 관객들을 웃고 울린 곽경택 감독이 돌아왔다. 주옥같은 명대사들과 배우들의 열연, 곽 감독만의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연출방식은 당시 800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친구’를 보지 않고 우정을 논하지 말라는 관객이 있을 정도니, 그 열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14일 개봉한 ‘친구2’는 이날 오전 49.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할리우드 대작 '토르:다크월드'가 10.1%인 것을 감안할 때 엄청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과 기대치가 높다는 증거이리라. ‘친구2’는 동수(장동건 분)의 죽음을 사주한 혐의로 감옥에 간 준석(유오성 분)이 17년 뒤에 출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감옥에서 만난 동수의 아들 성훈(김우빈 분)과 함께 부산을 접수하기 위해 나서는 준석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친구2’는 전편 ‘친구’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 가면서도 짧은 호흡을 통해 좀 더 세련된 영상을 만들어냈다. 스피디한 전개는 지루할 틈이 없다. 최근 아시아경제와 만난 곽경택 감독 역시 달라진 편집 방식에 대해 털어놨다.
“관객이 작품을 보고 스타일리시하다고 느꼈다면 스피드가 좀 빨라서 그럴 겁니다. 편집에 대한 리듬이라든지 촬영 테크닉의 변화가 스타일리시한 영화를 만들어 낼 수 있죠. 하지만 이번에는 ‘친구2’이기 때문에 쇼트의 구성이나 프레임의 느낌은 닮아있어야 했습니다. 그런 기본원칙이 있었고, 대신 스피드는 좀 더 빨리 가자고 했죠. ‘친구’에서는 마지막 신이 끝날 때 ‘하나 둘 셋’ 하고 끝났다면 이번에는 ‘하나 둘’ 하고 끝났습니다. 그런 식의 편집을 했어요.” 최근 개봉을 앞두고 부산에서 호프데이도 성황리에 개최했다. 열정적인 부산 관객들은 곽경택 감독에게 큰 힘이 됐다. 감독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 듯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당시 호프데이에 오신 분들에게 재미도 드릴 겸, 우빈이 기분도 좋으라고 그런 질문을 했어요. ‘장동건이 멋있냐, 김우빈이 멋있냐’고요. 당연히 사람들이 ‘김우빈이요’ 했죠. 그래서 제가 ‘그러면 친구2 봐주세요’ 하고 왔어요.(웃음) 물론 장동건의 뒤를 잇는 연기가 본인 스스로도 부담이 됐을 거에요. 그렇지만 그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를 보세요. 그게 보통 연습해서 되는 게 아니거든요. 정말 열정이 대단한 배우에요.”
김우빈의 칭찬을 이어가던 곽경택 감독은 재밌는 에피소드도 전했다.“우빈이가 ‘친구2’ 촬영하면서 캐릭터에 완전히 동화가 돼버린 거에요. 촬영 마지막 무렵에 ‘상속자들’ 리딩을 갔다 와서는 그러더라고요. ‘감독님, 저 가서 성훈이 하고 왔어요’라고. 저도 그 말 듣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친구2’에서는 김우빈 외에도 유오성, 주진모, 장영남 등 많은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다. 특히 장영남은 감칠맛 나는 사투리는 물론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를 선보여 관객들의 몰입을 도왔다. 곽경택 감독은 장영남을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라고 극찬했다.“제가 생각할 때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배우는 장영남입니다. 물론 다른 배우들도 좋은 사람이 많죠. 전도연씨도 대단한 힘이 있고 요즘 ‘기황후’에 출연 중인 하지원씨도 굉장히 좋아요. 그 분들의 공통점 중에 하나가 굳이 예쁘게 보이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저 연기를 하는 거죠. 예쁘게 보이려 하는 연기를 하지 않아요. 저는 그게 연기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 롱런하고요.”
“장영남씨는 뭘 부탁해도 안심이 되는 배우에요. 보통 연기자들과 호흡이 다르죠. 예를 들면 준석과 첫 만남 장면에서 대사 분량이 꽤 길거든요. 그런데 정말 필요한 대사만 살리고 나머지는 쫙 흘려요. 그러다 ‘내 아들이 지금 여기에 있다’ 하고 방점을 찍어버리죠. 다른 사람은 못하는 경제적인 호흡법을 가지고 있어요.”끝으로 곽경택 감독은 결말에 대한 부분도 살짝 언급했다. 그는 상당히 많은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지금의 엔딩이라고 털어놨다.“너무 여유가 없었어요. 몇 가지 엔딩을 놓고 고민했죠. 누구 한명을 담근다거나 둘이 당한다거나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해봤어요. 그러다가 ‘나는 어떤 결론을 제일 맺고 싶나’하고 생각하기에 이르렀죠. 그게 지금의 결론입니다. 그 어떤 엔딩보다 짠한 마음이 들었어요. 많은 분들이 물어보시는데 ‘친구3’에 대한 계획은 없습니다. 하하.”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사진=정준영 기자 jj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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