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안팎의 경제여건을 고려하면 이달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는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하면서 잠잠하던 금리 인하론이 다시 불거진 건 관심거리다. 시장의 중론은 '금리 동결'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QE) 규모 줄이기가 임박해 아직은 금리의 방향을 바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지난달 25일 한은이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전기보다 1.1%, 전년 동기보다 3.3% 높았다. 각각 0.9%, 3.2%를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를 웃돈다. 전기 대비 GDP가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1.1% 성장을 유지한 데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성장률도 7분기 만에 3% 위로 올라서면서 시장에선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됐다. 연말과 새해 초 국내외 경제 상황을 좌우할 변수가 남아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을 지지한다. QE 축소의 시기와 규모 등 미국의 재정정책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시장의 맷집을 확인한 뒤에 금리를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에 머무는 등 저물가 기조를 고려하면 금리 인상을 시도하기도 일러 보인다. 흥미로운 건 다시 고개를 든 금리 인하론이다. 시장과 한은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연내에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이지만, 자취를 감췄던 금리 인하론이 다시 등장한 건 눈여겨볼 만하다. 작은 목소리지만 금리 인하론이 다시 불거진 건 최근 환율 하락 속도가 워낙 빠른 데다 경기 기저효과, 즉 '착시'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커플링(동조화)'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들어 ECB의 결정을 눈여겨보는 시선도 있다. 지난달 24일 원·달러 환율은 1054.3원까지 급락해 장중 한때 연저점을 돌파했다. 정부와 한은이 5년여 만에 이례적인 공동 개입에 나서야 할 정도로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다. 또 오랜 저성장에 따른 반짝 성장세를 견조한 회복세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바닥이 낮아 오름폭이 커 보인다는 얘긴데 요사이 저물가 기조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201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고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체감 물가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는 의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가 부담에 2011년 기름값, 통신비 인하를 압박하면서 이른바 '무 국장, 배추 과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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