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연비 논란 1년, 현대기아차의 과제

현대기아차의 국내 및 미국 시장 판매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쌍용차ㆍ르노삼성ㆍ한국GM이 모두 전년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감소했다. 올 10월까지 누적판매량도 쌍용차와 한국GM은 늘어났으나 현대기아차는 줄었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도 고전하고 있다.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여파에도 지난달 미국 자동차 판매는 평균 10.6% 증가했다.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등 미국차 빅3가 평균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닛산ㆍ도요타ㆍ혼다 등 일본차 빅3도 선전했는데, 기아차만 6.4% 감소했다. 현대차는 근근이 일본차 빅3 중 최하위인 혼다와 같은 7% 증가율을 보였다. 2011년에 11월까지의 누적판매가 처음 100만대를 돌파하며 현대기아차가 기염을 토했던 때와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와 올해는 10월에 3년 연속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지만 올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품질 신뢰도 조사에서도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고성장을 이어가는 미국 시장에서의 '나홀로 후진'은 심각한 이상징후다.  노조의 파업 영향도 있지만 미국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픽업트럭과 친환경차, 중형 세단에서 미국ㆍ일본 업체에 뒤진다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 픽업트럭은 현대기아차가 갖추지 못한 차종이다.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량에선 기술력이 달리고, 중형 세단도 일본 브랜드에 밀린다. 이런 판에 엔저가 장기화하면서 일본차의 가격경쟁력까지 살아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현대기아차는 부진 타개책으로 가격할인ㆍ장기 무이자 할부 전략을 쓰고 있다. 고가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에 있어 마케팅은 필요하지만 그게 전부일 수는 없다. 관건은 고객 수요와 세계적 추세에 맞는 차종 라인업과 품질이다. 고연비ㆍ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 해외시장 못지않게 국내시장도 중요하다. 물새는 산타페에 소극 대응하는 방식으로 역차별 논란을 자초하지 않아야 한다. 노동조합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으로 파업이 없어진다면 품질 및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에 기여할 것이다. 오늘은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연비과장 논란에 휩싸인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스스로 내건 슬로건처럼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를 기대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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