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전용 등 비리 연일 지적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외무공무원들의 도리에 어긋나는 행태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불성실한 업무 처리는 기본이고 도덕적 해이, 품위 손상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통위 소속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28일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에서 열린 국감에서 주프랑크푸르트총영사관 홈페이지의 '여행정보', '생활정보' 메뉴가 각각 지난해 4월, 12월을 끝으로 전혀 업데이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기존에 게재된 내용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총영사관 직원들의 홈페이지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이는 약과에 불과하다. 앞선 국감에서는 예산 전용, 성적 일탈, 부하 직원 학대 등 외무공무원들이 사회적·도덕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이 질타의 대상이 됐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8년 이후 5년 간 회계 부정 28명, 비자 관련 비위 15명, 인사 비리 10명, 직무 태만 10명, 성희롱 및 성추문 9명, 기타 사유 14명 등 총 86명의 외무공무원이 징계를 받았다. 특히 회계 부정의 경우 과거에는 예산의 목적 외 사용, 증빙 서류 미비 등 단순한 과실이 주를 이뤘지만 점차 공금 횡령에 이어 뇌물 수수까지 비위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주코스타리카 모 대사는 보안 업무를 위해 책정된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를 골프나 여행경비 등으로 사용했다.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직원 회식비를 쓰고 서류에는 지출 사유를 '미국 상무부 관계자와의 업무 협의 등'이라고 기재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주그리스대사관 회계 담당자의 경우 이사비를 부풀려 공금을 횡령했다. 본부의 한 과장은 거래업체 2곳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적발돼 감봉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비위는 여타 부처라면 해임도 가능하다. 성희롱과 성추문의 경우에는 지난 2011년 상하이 성스캔들 사건 이후에도 5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한식 세계화를 위해 재외공관에 파견된 전문 한식 조리사들이 당초 취지와 달리 공관장 가족의 전속 요리사 역할을 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도 이번 국감에서 수차례 지적됐다.이 밖에 외무공무원 자녀 130명이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고 이들 중 90% 이상이 미국 국적자인 사실, 2008년부터 지난 7월까지 전체 176개 재외공관 중 41곳에서 교통법규 위반 422건이 적발돼 약 3만달러의 과태료가 부과된 사실 등도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정청래 의원은 "그동안 외교부에서 비위가 발생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머물고 쉬쉬해왔다"며 "경찰과 교육공무원들처럼 외교부의 상황에 맞는 징계양정 규칙을 제정해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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