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업체에서 대체물질 활용하고 미국·호주 등 공급 늘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1. 디스프로슘은 희토류 중에서도 귀한 소재다. 자석이 섭씨 100도가 넘는 환경에서도 자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용도로 미량이 쓰인다. 자성을 띠는 다른 희토류 네오디뮴이 kg당 535달러인 데 비해 디스프로슘은 그 2배가 넘는 1135달러에 팔린다. 희토류 가공회사 몰리코프는 자성분말에 섞는 디스프로슘 양을 1년 전의 절반으로 줄였다. 몰리코프에서 자성분말을 구입해 자석을 만드는 고객사 중 여러 곳이 디스프로슘이 없어도 되더라고 알려줬다. 이에 따라 몰리코프는 상당수 고객사에 공급하는 자성분말에는 디스프로슘을 첨가하지 않게 된 것이다. #2. 글로벌 원유정제 회사들은 란타늄을 덜 쓰기 시작했다. 란타늄은 원유정제 공정에서 촉매로 쓰이는 희토류다. 원유정제 촉매에서 란타늄의 함량은 3년 전만해도 4~5%였는데 최근에는 1.5%로 큰 폭 줄었다.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한, 제조·생산공정에서 희토류를 덜 쓰거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다. 이는 희토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수급에 큰 애로가 발생하지 않는 수요측 요인이다. 또 희토류를 다른 소재로 대체하는 연구가 세계 각국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만 해도 희토류를 자석 소재로 사용하지 않는 모터를 제조하는 기술의 특허가 2009년 6건에서 2010년 11건으로, 2011년에는 상반기에만 26건이 출원됐다.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이 독점하다시피 해온 희토류 시장에 미국과 호주가 뛰어들어 물량에 숨통을 틔워줬다. 희토류 공급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전 95%에서 현재 85%로 줄었다. 미국 몰리코프와 호주 라이너스는 생산량을 계속 늘리고 있다. 러시아도 희토류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러시아 최대 광업회사 ICT그룹은 올해 들어 희토류 채굴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수요 증가세가 가팔라지지 않는 가운데 공급 국가가 늘어나면서 중국의 희토류 시장 패권이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중국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의 최종 판결이 11월21일에 나올 예정이다. WTO는 23일 중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소송 당사국에 판결문 초안을 송부했다. 미국과 EU, 일본은 희토류 수출 물량을 제한하고 세금을 부과한다며 지난해 6월 중국을 상대로 WTO에 제소했다. NYT는 관련 업계와 국제통상 변호사들은 WTO에서 중국이 패소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또 최종 판결이 나오면 누가 지더라도 패소한 측에서는 항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소는 12월에 최종판결문이 나온 뒤 6주 이내에 할 수 있다. NYT는 앞으로는 희토류 시장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에 있어서 수출 제한보다 시장의 힘이 전보다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WTO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와 무관하게 희토류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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