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당 연정협상 공식화..獨 좌우 대연정 가시화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집권 3기 내각은 집권 1기 때처럼 좌우 대연정이 될 가능성이 사실상 굳어졌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사회민주당(사민당) 대의원 대회에서 사민당 지도부가 연정 협상 공식 참여에 관한 대의원 동의를 얻었다고 영국 BBC가 이날 보도했다. ◆사민당 대의원 85% 연정협상 찬성= 이날 연정 협상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대의원 투표에서 85%가 협상 참여에 동의했다. 229명이 투표해 196명이라는 압도적 다수가 협상 참여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반대가 31명, 기권 2명을 기록했다. 앞서 기민당의 연정 협상 공식 제안을 사민당이 수용하면서 4년만의 좌우 대연정 출범이 가시화된 것이다. 일부 사회당 당원들은 이날 대의원 대회가 열리는 동안 당사 바깥에서 시위를 펼쳤다.지난달 22일 총선 참패 후 사민당 내부에서 연정 참여를 거부하자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으나 지도부는 최저 임금 등의 현안과 관련해 메르켈 총리의 양보를 얻어내겠다고 약속하며 대의원들의 동의를 얻어냈다. ◆사민, 최저임금 등 10가지 양보 요구= 사민당 관계자에 따르면 사민당은 연정 협상에서 시간당 최저임금 8.5유로를 최우선으로 하는 10가지 협상불가한 요구를 기민당에 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남여 동등 임금, 인프라와 교육 분야 추가 투자, 유로존 성장과 고용을 위한 전략 공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 동독과 서독 출신 고령자들에 동등한 연금 지급, 일과 생활을 좀더 쉽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민당이 총선 기간 공약으로 내세웠던 부유층에 대한 세금 인상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자 증세는 최저임금과 함께 기민당과 사민당이 가장 큰 이견을 보였던 정책이었다. 공식 연정 제안에 앞서 이뤄진 세 차례의 예비 회동을 통해 기민당이 최저임금 부분을, 사민당이 부자 증세 부분을 양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켈은 부자 증세와 관련해 증세는 경기에 부담이 된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크리스마스 전까지 협상 완료= 양 측이 공식 연정 구성 협상을 공식화함에 따라 이르면 23일부터 연정 구성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은 1개월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사민당 대표는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연정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이전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민당은 연정 협상에서 15개 내각 자리 중 최소 6개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재무장관 자리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1기 때와 다른 힘의 균형= 사민당이 연정 참여를 공식화함에 따라 메르켈 집권 3기는 2기 때와 달리 유로존 정책과 관련해 좀더 유연성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기 좌우 대연정 때와 달리 기민당과 사민당의 힘의 차이가 커 메르켈 총리의 정책 추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기민당은 지난달 22일 총선에서 득표율 41.5%를 기록하며 연방 하원의석 전체 631 중 과반에 육박하는 311석을 차지했다. 반면 사민당은 득표율 26%로 193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1기 좌우 대연정이 구성됐던 2005년 총선에서는 양 당의 득표율 차이가 1%포인트에 불과했으며 의석 수도 기민당 226석, 사민당 222석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한편 사민당은 향후 연정 구성과 관련한 협상에 대해 최종적으로 4만7200명 전 당원의 동의를 구할 계획이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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