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한진주 기자]#3년 전 서울 상계동 상가를 임대해 음식점을 차린 최 모씨는 처음 시작한 장사가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올해 재계약할 생각이다. 하지만 주인이 월세를 100만원(40%) 올려주든지, 가게를 비우라고 해 걱정이다. 월세를 그만큼 올려주면 손해를 보게 되지만 가게를 비우자니 권리금과 인테리어비용을 날릴 수 있어 고민에 빠졌다. 기존 상가임대차보호법은 월세를 9%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최씨는 보호법 적용을 받지 못한다.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 최씨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기준이 까다로운데다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많아 속수무책인 사람들이 태반이다"라고 한숨지었다.내년부터 상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집주인이 받을 수 있는 월세의 비율이 연 15%에서 9%로 낮아지지만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그 동안 낮아진 금리를 반영하고 최근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바꿀 때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막자는 취지지만 바뀐 법의 보호를 받는 임차료 4억원 이하 점포가 40%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법무부는 '국민이 행복한 법령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적용 대상 보증금을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법적용 대상 환산보증금(보증금과 월세에 100을 곱한 금액을 더한 금액) 상한을 서울은 현행 3억원에서 4억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은 2억5000만원에서 3억원, 광역시는 1억8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 등으로 높였다. 보호 대상으로 분류되면 임차료 상승폭이 연 9% 이하로 제한되는 등 상인들이 한 장소에서 일정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보장받게 된다. 하지만 주요 상권인 명동, 인사동을 비롯한 서울 주요지역에서 바뀐 보호법을 적용받을 수 있는 점포는 극히 드물었다. 한국감정원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사례 조사'를 보면, 지난 2분기 현재 서울 도심상권의 50㎡(약 15평) 상가 환산보증금은 평균 5억14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남역, 홍대앞, 대학로 등 강남이나 강북의 주요 상권 대로변과 이면도로에 위치한 1층 상가의 평균 환산보증금은 4억원을 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또한 서울 상권에서 월세 300만원 이하인 점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찾는다 해도 입지가 좋지 않은 변두리 골목 상권인 경우가 많아 높은 수익은 커녕 유지하기도 힘들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새로 바뀐 상가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점포들이 많다는 얘기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서울시내 임대료 상승폭에 비해 보증금 상한폭이 높지 않아서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 보인다"며 "상층부 상가는 임대료가 높지 않아 보호받을 수 있겠지만 1층상가들은 절반도 보호 못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안 연구원은 "정의당이 아예 보증금 상한을 폐지하자는 이야기를 해서 더 큰폭으로 늘어날 거라고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낮게 잡혔다"며 "상반기에 주요 상업지역 임대료 조사해본 결과 5억원이면 서울시내 상가가 절반 가량 포함되고, 70%를 포함시키려면 6억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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