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형 아파트, 보금자리 제쳤다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부동산투자회사(리츠)가 직접 공공택지를 사들인 후 분양하는 아파트단지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다. 인근 보금자리주택보다 더 높은 분양계약률을 보여 리츠를 통한 분양형태가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 5월 분양을 시작한 의정부 민락2지구 B5블록 '민락 푸르지오'는 943가구 중 557가구가 계약되며 계약률 60%대에 접어들었다. 판매시작 5개월 만에 60%의 계약률을 기록한 것이다. LH는 이런 추세로 보면 2015년 7월 준공시점에는 100% 분양을 마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츠가 선보인 이 아파트 단지는 민간 건설사들이 외면한 땅인데 리츠가 땅을 확보한 후 저렴한 분양가와 대형 건설사의 인기 브랜드라는 이점을 활용, 수요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같은 민락2지구에 공급된 LH 보금자리 아파트 2개 단지의 계약률이 겨우 50%를 넘어선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1년 반 동안 보금자리주택은 9월 말 현재 842가구 중 444가구가 팔려나갔다. 우리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지난해 설립한 의정부민락2주택개발전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시공을 최근 주택시장 최강자로 부각한 대우건설에 맡겼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에서다. 자산관리는 LH가 맡았다.대우건설은 지급보증 없이 리츠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리츠는 자금조달 대가로 약정 수익률을 보장받는 구조다. 아파트 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대우건설이 갖고 준공 후 6개월이 지나도록 미분양이 남아 있으면 LH가 미리 정한 할인율을 적용해 아파트를 사주는 매입확약 조건이 달려있다. LH의 미분양 아파트 구입가격은 분양률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데, 미분양률이 5%일 때 감정가격 85%를 적용한다. 사들인 미분양은 공공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투자자, 시공사 등의 부담이 크게 덜한 주택사업 모델인 것이다. 위탁형 리츠로써 준공 후 입주가 끝나면 추가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청산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분양가는 LH 아파트보다는 높지만 민영아파트보다는 크게 낮췄다. 보금자리주택이 3.3㎡당 773만원인데 민락 푸르지오는 813만원이다. 3.3㎡당 40만원 차이다. 이렇게 분양가를 끌어내릴 수 있었던 것은 민간 매각용 아파트 용지 중 건설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미매각 상태로 장기간 방치됐던 땅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LH는 이 땅을 14.8%가량 할인 매각하면서 토지대금을 5년 무이자 할부로 납부하도록 해 주택사업자로 하여금 금융비용 부담을 크게 낮추도록 했다.LH 관계자는 “민간 건설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외면받은 땅인데도 아파트 분양률이 좋은 편”이라면서 “리츠형 주택사업의 성공가능성이 확인돼 추가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신중하게 후보군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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