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라운드 내놓은 삼성 vs 한국 시장 의식한 애플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10일 오전 서울시내 주요 SK텔레콤 대리점. 직원들은 세계 최초 커브드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 출시 준비로 분주했다. 이날 오후부터 강남역, 종로 등에 있는 대형 대리점에 갤럭시 라운드 포스터를 붙이고 제품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SKT 관계자는 "오후 5시께부터 주요 대리점을 중심으로 갤럭시 라운드 물량이 들어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세계 최초 커브드 스마트폰을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SKT 대리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삼성전자도 새 휴대폰맞이에 바쁜 모습이다. 이날 오후부터 강남역 삼성모바일샵 등을 중심으로 갤럭시 라운드 출시 소식을 알리는 포스터를 붙이며 마케팅을 시작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초반 물량은 이통사 대리점을 중심으로 풀리며 빠른 시일 내에 삼성모바일샵에서도 구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갤럭시 라운드 출시로 모바일 디바이스의 기술 혁신을 다시 한 번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성전자의 커브드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 간 빅매치가 본격적으로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혁신'을 앞세운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애플은 국내 출시 시기를 앞당기며 속도전으로 맞선다.
◆삼성, 혁신 이미지 구축= 올 하반기 빅매치의 선공은 삼성전자가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SKT를 통해 좌우로 오목하게 휘어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커브드 스마트폰 갤럭시 라운드를 출시하며 플렉시블 스마트폰 시대를 열어젖혔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공개한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기어에 이어 한 달 만에 플렉시블 스마트폰의 첫 단추인 커브드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또 한 번 모바일 혁신을 주도한 것이다. 갤럭시 라운드는 기존에 성능 위주로 전개돼 온 스마트폰 하드웨어 경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꿨다는 데 상징성이 크다. 지금까지는 제조사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디스플레이 해상도, 카메라 화소 수 등을 높이는 성능 경쟁을 펼쳐왔지만 갤럭시 라운드를 전환점으로 이제는 자유롭게 구부리고 접을 수 있는 등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플렉시블 스마트폰으로 진화를 시작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갤럭시 라운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월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삼성 스마트폰 수입 금지 결정을 수용한 직후 공개돼 이목이 쏠렸다.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삼성 때리기, 애플 감싸기'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세계 최초 커브드 스마트폰을 선보이면서 오히려 삼성의 모바일 하드웨어 기술 혁신 리더십이 더욱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소프트웨어 혁신에 힘을 쏟는 동시에 최대 강점인 하드웨어 혁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애플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제조사로서 위상을 굳힌다는 전략이다.
◆애플, 국내 출시 시기 앞당기며 삼성 견제=애플은 아이폰 신제품의 국내 출시 시기를 대폭 앞당기며 속도전으로 삼성에 대응한다. 아이폰5의 경우 지난해 9월21일 미국에서 출시됐지만 한국에는 3개월 가까이 늦은 12월7일에 출시됐다. 2011년 아이폰4S만 미국 출시 한 달 만에 국내에 출시됐지만 이 제품을 제외하고는 아이폰3GS, 아이폰4 모두 국내 출시 시기가 미국보다 3개월가량 늦었다. 이번에 애플이 아이폰5s와 아이폰5c의 국내 출시 시기를 지난해보다 두 달 가까이 앞당기는 것은 삼성의 안방이라는 상징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점유율 24.3%로 2위를 차지하며 1위 애플을 추격하고 있지만(시장조사기관 컴스코어 기준) 애플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낮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미국 스마트폰 점유율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언급하며 공개적으로 애플 추격을 시사한 가운데 애플도 점점 영향력이 떨어지는 삼성의 안방 시장 공략이 시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속도를 앞당기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에서처럼 국내 이동통신사에도 아이폰5s, 아이폰5c 공짜 판매를 허용하는 등 파격적인 가격 정책 펼칠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은 모바일 기술 혁신, 애플은 전에 없었던 속도전으로 맞붙을 전망"이라며 "삼성과 애플의 시장 공략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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