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두산중공업이 1년간 추진해왔던 이탈리아 발전 가스 업체 안살도 에너르기아 인수전이 불발됐다. 국영 기업의 해외 매각 반대 여론 탓이다. 두산중공업은 향후 안살도 재매각시 인수 협상 1순위 업체로 선정돼 일말의 가능성은 남겨뒀다.6일 두산그룹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안살도 최대 이탈리아 국영기업 핀페니카는 4일(현지시각) 이사회를 열어 안살도 지분 84.55%를 이탈리아 국영은행인 카사 데포지티(CDP)에 7억7700만 유로(약 1조1331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계약은 올해 말까지 핀메카니카가 보유한 아날도 에네르기아의 지분 54.55%중 39.55%와 미국 사모펀드(PEF)인 퍼스트리저브 소유 지분 45.0%를 CDP에 제공하는 것이다. CDP는 우리나라의 자산관리공사와 비슷한 기구다.핀페니카는 이탈리아 국영 군수업체다. 업황 부진과 대규모 적자, 부패 스캔들까지 겹쳐 경영난에 허덕이면서 66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갚기 위해 작년부터 자회사인 안살도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안살도는 복합 화력발전소에 들어가는 가스 터빈 분야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로, 안살도를 인수하면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 분야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이를 추진해왔다. 당초 두산중공업을 비롯해 독일 지멘스와 한국의 삼성테크윈 등과 경합하는 듯 했으나 지멘스가 가장 먼저 포기했다. 삼성테크윈 역시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두산중공업은 그간 지분 55.00%이 인수를 놓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경쟁사들이 인수전에서 빠져 나가면서 1조9000억원대에 달했던 아날도 인수가격은 최근 1조 5000억원대까지 내려왔으며, 양사간 구두합의까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현지언론이 급격히 변하면서 판이 뒤집어졌다. 두산중공업의 인수로 굳어지자 이탈리아 현지에서 기술력 있는 국영기업을 해외에 매각하는 것에 대한 반대론이 확산된 것이다. 안살도 노조와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두산 중공업의 인수 시도는 좌절됐으나 기회를 안전히 잃은 것은 아니다. 새주인된 카사 데포지티는 펀드인 FSI(Fondo Strategico Italiano)를 통해 안살도를 인수했고, 펀드의 특성상 매각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 핀메카니카와 CDP는 향후 안살도의 재매각시 두산중공업이 1순위 전략적 파트너로서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매각조건에 첨부한 것으로 알려졌다.두산의 인수 의지도 살아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현재 단계 인수 논의는 중단했지만 앞으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보고 논의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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