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아이들도 속았고 노인도 속았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6일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노령연금 공약 수정과 관련해 "대통령 후보의 공약은 어렵더라도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다.김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공약파기 거짓말 정권 규탄대회'에서 "박 대통령의 생애주기별 공약이 모두 거짓 공약이라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이 정도면 대선 앞두고 국민 전체를 달콤한 거짓말로 속인 것과 뭐가 다르냐"고 말했다.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재원상의 어려움과 다음 세대의 부담 등을 들어 노인 가운데 하위 70%에게 국민연금 가입 여부와 연동해 월 10~20만원씩을 차등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공약이 마음대로 파기된다면 다음번 대선 역시 대통령 후보들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 경쟁장이 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거짓과 불신이 판치는 나라가 되고 말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 대표는 기초노령연금 외에도 무상보육, 4대 중증질환 국가 보장, 고교 무상교육 등을 포기했다고 꼬집으며 "아이들도 속았고 노인도 속았다. 온 국민이 속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어두컴컴한 터널에 선 거 같다"고 개탄했다.김 대표는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시대정신을 따르겠다는 조건부로 대통령이 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이렇게 국민을 무시하면 머지않아 국민들로부터 무시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대표에 이어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 번복, 약속 파기는 국민 배반이자, 노인 배신행위"라며 "민주당은 예산투쟁을 넘어 예산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어르신들 모두에게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라고 생각해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며 "한국형 복지국가는 시대적 과제이자 우리나라가 가야할 방향"며 "앞으로 소득 상위 30%에 대해서도 재정여건이 나아지고 국민적 합의가 있다면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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