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이 기존 직원의 근로시간을 단축해 신입사원 59명을 더 채용한다고 어제 발표했다. 교대근무 제도를 바꿔 초과 근로를 없애는 한편 그동안 지급해온 초과 근로수당을 재원으로 신규 인력을 더 뽑기로 한 것이다.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직원을 뽑겠다는 공공기관은 있어도 근로시간 조정을 통해 고용을 늘리는 공기업의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은 동서발전이 처음이다. 동서발전에서 교대근무하는 직원은 발전소 운전원 654명으로 전체 직원의 31.8%를 차지한다. 이들은 4조 3교대로 주당 42시간 일하는데, 다른 교대근무 직원의 휴가나 교육 등에 따른 대체근무로 인한 초과 근로가 월평균 16시간이었다. 노사 합의로 추가 조를 편성해 대체 근무토록 함으로써 초과 근로를 없애기로 했다. 그동안 근로자 1인당 월 40만∼50만원씩 지급해온 연간 20억원의 초과 근로수당은 정규직 59명을 더 뽑는데 쓰기로 했다. 덕분에 당초 145명으로 잡은 올해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204명으로 늘어났다. 좋은 아이디어다. 비슷한 여건인 한전의 다른 발전 자회사 등 공기업은 물론 민간기업에서도 적극 벤치마킹할 만한 모범 사례다. 기업별로 현장 실정에 맞게 교대근무 제도를 바꾸는 방식으로 초과 근로를 억제하면 더불어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직원을 더 늘리는 잡 셰어링이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초과 근로가 줄어듦에 따라 총임금도 감소하는 기존 근로자의 양보가 필요하다. 동서발전에서도 일부 노조원의 반대가 있었지만 올봄부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근로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한 끝에 합의를 이뤄냈다. 기존 근로자로선 일을 덜하는 것은 좋지만 임금이 줄어드는 것은 곤란하다는 식의 기득권 이기주의는 버려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고용위기를 함께 넘기자며 잡 셰어링이 강조됐지만 임금삭감에 대한 광범위한 노조의 동의를 얻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근로자들로선 추가 근로를 줄여 얻은 시간을 자기계발에 활용하거나 일과 가정을 양립시킬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하는 전향적 자세가 요구된다. 기업들은 근로시간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보다 전반적인 근로환경 개선에 더 신경써야 할 것이다. 그래야 노사 합의로 합리적인 잡 셰어링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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