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인도·태국·브라질·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의 경제위기가 우려됨에 따라 국내 은행들이 신흥국 금융자산을 저가 매수해 현지화 확대 기회로 적극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우리금융경영구소에서 발표한 '신흥국 위기가능성 진단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계기로 신흥국들에 유입된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신흥국들의 경제 및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송경희 금융분석실 책임연구원은 "5월 이후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일부 신흥국이 통화·주가·금리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겪고 있다"면서 "수출 부진에 따른 경기 둔화 또한 지속되고 있어 신흥국 중 취약국으로 분류되는 인도·태국 등 일부 국가는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과거 외환위기처럼 전면적인 글로벌 경제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보았다. 그는 "취약국들은 과거 외환위기 발생국들에 비해 경상수지, 외채구성 면에서는 양호한 편"이라며 "일부국의 위기 발생 가능성은 주시해야겠지만 통화스왑과 같은 국제공조 노력 등을 고려할 때 과거처럼 전면적인 경제위기에 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이들 취약국에 대한 금융사들의 익스포져는 크지 않아 신흥국 위기가 국내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터키, 브라질, 남아공 등 7개 취약국에 대한 현재 국내은행의 익스포져 잔액은 지난 6월말 기준 약 81억 달러로 총 외화 익스포져(2700억 달러)의 3%를 차지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신흥국의 위기발생 위험으로 인한 단기적인 영업환경 악화 가능성은 유념해야 하지만 외자유치를 위한 신흥국의 규제 완화 또는 자산 저가매각은 해당국가 진출 확대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국내 금융사들의 신흥국 진출에 있어서 규제가 큰 걸림돌로 작용해 온 점을 고려할 때 경제위기위험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제한 완화는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송 연구원은 "과거 중남미 위기 또는 아시아 위기 역시 많은 해외 금융기관의 현지화 계기로 작용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다만, 현지사정에 정통하지 않은 경우 추가 부실 등의 리스크가 큰 만큼 자산 인수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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