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 월가 주역들의 근황을 소개했다. 저널은 지금은 완전히 월가를 떠나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진 이들도 있지만 또 일부는 여전히 월가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처드 풀드= 전 리먼브러더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자신이 40년 가까이 근무했던 리먼의 158년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요일이었던 2008년 9월14일 리먼을 매각하려 했으나 정부가 리먼 지원을 거부하자 15일 새벽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리처드 풀드]
1994년부터 리먼 CEO를 맡았던 당시 월가 최장수 CEO였다. 2006년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가 선정한 민간 부문 최고 CEO가 바로 풀드였다. 그해 12월 풀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살아있는 한 리먼이 팔리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풀드는 2010년 9월 의회에 출석해 리먼의 파산은 패닉에 빠진 시장과 루머에 의한 결과였고 당국자들이 파산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2008년 12월31일 리먼 CEO에서 물러난 풀드는 이듬해 4월 헤지펀드 겸 컨설팅 회사인 매트릭스 어드바이저스를 창업했다. ◆제임스 케인= 전 베어스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리먼 붕괴 1년여 전이었던 2007년 8월 베어스턴스는 모기지 증권에서 손실을 입은 2개 헤지펀드를 청산한다고 밝혔는데, 많은 전문가들은 이를 모기지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케인은 베어스턴스가 JP모건에 인수되기 직전이었던 2008년 1월 CEO 자리에서 쫓겨났다. 2007년 3월만 해도 베어스턴스의 주가는 140달러를 웃돌았지만 1년 후 단 2달러에 JP모건에 인수된다. 2010년 금융위기 조사 청문회에서 케인은 위기 당시 베어스턴스의 레버리지 비율이 매우 높았음을 인정했지만 당시 극도로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이 베어스턴스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결국 베이스턴스의 붕괴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올해 79세의 고령인 케인은 이미 은퇴해 별다른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로버트 윌럼스태드= 씨티그룹 사장 출신인 윌럼스태드는 2009년 6월 미 최대 보험사였던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의 회장이 됐고 이듬해 6월 마틴 설리반이 물러난 후에는 CEO까지 맡았다. 2008년 9월16일 AIG가 정부 구제금융을 받은 후 당시 폴슨 재무장관은 윌럼스태드의 퇴진을 요구했고 AIG CEO는 에드워드 리디로 교체됐다. 윌럼스태드는 현재 자신이 2007년 공동창업한 사모펀드 회사인 브리섬 글로벌 파트너스의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안젤라 모질로= 한때 미 최대 모기지업체였던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의 공동 창업주. 모질로는 서브프리임과 변동금리 모기지 대출을 주도해 모기지 거품을 확산시킨 주범으로 꼽힌다. 모질로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 2008년 의회 청문회에서 모질로는 미국인들이 집을 마련하는데 장벽을 낮춰주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쏟아부었다고 주장했다.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은 2008년 초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됐다. 모질로는 2010년에 사기와 내부자 거래 소송과 관련 675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고 당시 상장기업의 임원직도 맡지 않는데 동의했다. 모질로의 변호인측은 올해 73세인 모질로가 은퇴해 자선사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테인= 뉴욕증권거래소(NYSE) 유로넥스트 회장 출신인 테인은 뉴욕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찍었던 2007년 10월 메릴린치 회장 겸 CEO가 됐다. 주가는 사상 최고였지만 금융시장 분위기는 이미 뒤숭숭하던 때였다.
[존 테인]
메릴린치는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을 선언하기 하루 전날인 2008년 9월14일 BOA에 인수됐다. 인수 금액은 500억달러였는데 메릴린치 시가총액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을 때보다 40% 낮은 것이었다. 테인은 2009년 초 메릴린의 손실 확대와 대규모 보너스 지급 논란으로 BOA와 메릴린치의 합병이 완료되기 직전 쫓겨났다. 올해 58세인 테인은 현재 CIT 그룹을 이끌고 있다. 테인은 지난 6월 WSJ와의 인터뷰에서 메릴린치 CEO를 맡지 않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케리 킬링어= 워싱턴 뮤추얼 전 회장 겸 CEO. 킬링어는 워싱턴 뮤추얼에서 대규모 예금 이탈이 발생, 워싱턴 뮤추얼이 정부에 인수되기 직전이었던 2008년 9월 CEO 자리에서 쫓겨났다. 이후 워싱턴 뮤추얼은 JP모건에 18억8000만달러에 팔렸다. 킬링어를 비롯해 워싱턴 뮤추얼 경영진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소송을 당했고 2011년 6400만달러 벌금에 합의했다. 2010년 상원 청문회에서 킬링어는 자신의 워싱턴 뮤추얼 경영에 대해 옹호하며 금융위기 당시 금융당국의 지원은 배타적으로 이뤄졌고 당국의 보호를 받지 못한 은행들은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주장했다. 킬링어의 변호인은 2004년과 2008년 사이 워싱턴 뮤추얼은 경영진을 상당히 줄였고 다른 은행과 달리 상업용 대출 비중을 상당히 대폭 축소했다고 주장했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