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사장 '가전 에너지 전쟁, LG만의 길 있다'

'유럽 가전 현지화 전략으로 두자리 수 성장 목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베를린(독일)=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장이 유럽 업체들이 에너지 효율을 극적으로 높이기 위해 세탁 시간을 길게 잡는 등 소비자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7일(현지시간)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3'이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보쉬가 A+++ -50%라는 최대 에너지 효율을 기록한 제품을 내 놓았지만 세탁시간이 6시간 30분에 달한다"면서 "소비자를 고려한 판단은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IFA 2013'에 참여한 유럽 생활가전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A+++(유럽 가전 최대 에너지 효율 등급) 보다 효율이 높은 제품들을 내 놓으며 전쟁을 방불케 했다. 이중 보쉬는 A+++ -50% 등급 제품을 내 놓아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세탁 시간이 종전 제품보다 서너시간이 더 걸린다. 최대 전력 효율을 얻기 위해서는 6시간 30분에 걸려 세탁을 마쳐야 한다. 조 사장은 "세탁 시간을 늘리면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이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LG전자는 세탁 시간도 줄이고 전력 효율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드럼 세탁기는 모터에 벨트를 달아 드럼을 돌렸는데 LG전자는 다이렉트드라이브모터(DD) 기술을 활용해 직접 드럼에 모터를 연결하고 있다"면서 "유럽 경쟁사 중 하나는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한번 사용한 물을 다시 순환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우리는 회전하는 세탁물 가운데로 물을 분사해 세제와 물이 빨래감에 빠른 속도로 혼합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탁기 박사'라는 별명 답다. 조 사장은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면서도 세탁 시간은 오히려 짧게 해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 하는 것이 LG전자의 전략이자 목표"라며 "우리도 시간을 늘리면 A+++ 등급 보다 더 높은 효율을 기록할 수 있겠지만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세탁을 할때 얼마나 편리한지가 문제이기 때문에 LG만의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IFA 2013' 전시를 둘러 보며 느낀 가장 큰 변화는 한국 생활가전 업체들의 위상 강화라고 평했다. 조 사장은 "이번 전시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유럽 가전업체들의 신제품 세탁기였다"면서 "예전과 달리 드럼세탁기 도어의 디자인과 크기를 한국 제품처럼 크게 바꾸고 조작 패널도 예전 제품과 큰변화가 있었는데 이는 국내 제품들의 트렌드를 참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IFA 전시에 참가하고 있는데 매년 국내 업체들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면서 "세탁기의 경우 유럽서는 체코, 그리스, 프랑스 정도에서 1등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1등 지역을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글로벌 1등 목표에 대해선 "순조롭다"고 평했다. 세탁기의 경우 목표를 초과하는 실적을 냈으며 냉장고 역시 꾸준히 성장하며 두자리 수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조 사장은 독일 세탁기연구소에서 대용량, 고효율, 저소음 등 유럽 현지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스페인과 독일서도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통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유럽은 에너지 및 친환경 규제 등 글로벌 표준을 가장 빨리 제정하고 적용하는 시장"이라며 "현지 연구소를 중심으로 소비전력, 물 사용량 등 고효율 규제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제품 신뢰성을 높이는 연구개발을 주도적으로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독일)=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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