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4~7위 모두 중국…점유율 합계 18.7%로 애플+LG(18.6%)보다 ↑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BBK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얇은 5㎜대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또 다른 중국 제조사 화웨이가 6㎜대 스마트폰을 내놓은 지 두 달 만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혁신'에 나선 것이다. 인구 14억명의 거대 내수 시장을 등에 업은 그들은 더 이상 카피캣(모방꾼)이 아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잠룡으로 성장했다. 애플이나 구글보다는 오히려 중국 업체를 삼성전자가 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것이 삼성전자를 넘어 스마트폰 강국,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차이나 쇼크'의 실체다. 삼성전자는 한국총괄 애니콜 영업팀장을 지내며 갤럭시S, 갤럭시S2를 성공시킨 고홍선 상무를 이달 중국총괄 모바일 영업부서에 발령 냈다. 중국 현지에서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휴대폰 영업통'을 전략적으로 투입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제조사는 기술력이 아직 뒤처져 있고 내수 시장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한계가 있지만 성장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며 "중국에 검증된 인력을 많이 투입하고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는 등 전문 인력을 적극 육성하며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제조사는 독자 브랜드의 스마트폰을 생산한 지 2년 만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 삼성전자(32.6%), 2위 애플(13.4%), 3위 LG전자(5.2%)에 이어 ZTE(4.9%), 화웨이(4.8%), 레노버(4.6%), 쿨패드(4.4%) 등 중국 제조사가 모두 4~7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의 통신 내수 시장, 소비자의 로컬 브랜드 선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중국 제조사 급성장의 비결이다.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7880만대로 글로벌 전체 스마트폰 시장(2억3300만대)의 34%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10%만 챙겨도 글로벌 시장에서 3.4%의 점유율을 확보하는 셈이다. 게다가 중국 시장의 로컬 브랜드 점유율은 70%에 육박할 정도로 중국 소비자들의 로컬 브랜드 선호 현상은 높다. 글로벌 모바일 기업들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 퀄컴의 경우 2011년부터 전체 매출에서 중국 제조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 제조사를 넘어섰다. 인텔은 PC에서 모바일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레노버 등 중국 제조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실적을 보면 차이나 쇼크는 이미 현실화됐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9.4%로 2위 레노버(12.3%)와 7.1%포인트 격차를 벌렸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0.7%포인트 차로 가까스로 1위를 지켰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0.4%, 올해 1분기 0.1% 점유율에서 2분기에는 더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로아컨설팅 선임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경쟁력이 기존의 가격에서 혁신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로컬 브랜드가 장악하는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중국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가 선봉에 선 코리아 스마트폰의 글로벌 지배력도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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