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줄고, 여행사 수수료 떼고…명동 中企매장, 우울한 100일

20억 투입됐는데 3달 간 매출 5000만원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위해 명동에 문을 연 히트500플라자(중소기업제품 전용매장)의 '100일 성적'이 시원찮다. 매장 운영을 맡은 중소기업유통센터는 매출 증대를 위해 여행사와 손을 잡는 등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섰다.22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9일 개점한 명동 중기전용 매장의 100간 매출은 5000만원에 불과했다. 한달 매장 운영비가 5000만원이라는 중기유통센터 관계자의 설명을 감안하면 100일 중 60일은 공을 친 셈이다. 서울 중구 충무로2가 진고개빌딩 1, 2층에 위치한 명동매장은 299㎡(90평)규모로 정부 예산 12억원과 서울시 예산 8억원이 투입됐다. 이 매장은 임대료는 비싸지만 내ㆍ외국인들에게 쇼핑 1번지로 꼽히는 도심 핵심상권에 있어 매출 기대가 컸던 곳이다.지난 개점식에서 한정화 중기청장도 "외국인 관광객의 68%에 달하는 665만명이 찾은 명동에 중기 전용매장을 열게 돼 국내외 소비자들로부터 제품을 검증받을 수 있게 됐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그러나 초반 성적은 낙제점이다. 중기유통센터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이유 중 첫째는 엔저로 명동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인 대신 '큰손'으로 자리 잡은 중국 관광객을 데리고 오는 여행사가 판매수익금의 30% 가까이를 수수료로 요구하고 있다는 것. 이를 맞춰줄 수 없어 관광객 발길이 뜸하다는 이야기였다.중기유통센터 관계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매장인만큼 여행사들이 부당하게 요구하는 수수료에 현실적으로 응하기 어렵고 응하더라도 입점한 중소기업들에게 부담이 예상돼 거래를 맺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명동 상권 대부분이 여행사의 옵션 쇼핑으로 영업을 해 무작정 등을 질 순 없는 상황. 중기유통센터는 대형여행사 대신 관광객 유치가 절실한 중소여행사와 손잡고 윈윈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중기유통센터는 수수료 대신 제품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여행사는 이를 홍보해 관광객을 유치하는 식이다. 당장 이달 말 중국 관광객 300여명이 매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센터 관계자는 "엔저사태와 사업 초기 어려움으로 상반기 성적이 좋지 못했다"면서 "사업이 제자리를 갖추는 하반기엔 좋은 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