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수단 다 쓴 뒤 부족하면 검토할 수 있다. 국민·정부 함께 고통 분담을"수석비서관회의서 정책 전환 여지 열어놔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신범수 기자] '증세는 절대 없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이 바뀐 것일까. 박 대통령은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증세보다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먼저 시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필요하다면 국민과 정부가 함께 고통 분담을 해 나가야 하는 노력도 해야 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동안 증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절대 불가론'을 강조했던 것과 비교하면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증세는 없다'가 아니라 '증세는 후순위'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우선순위로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안 걷혔던 곳에서 세금을 걷고,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 부가가치세ㆍ법인세의 자연증세를 이룬 뒤에도 재원이 부족하면 '증세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해석이 가능해 진 것은 상황이 변했기 때문이다. 증세불가론을 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증세를 어렵게 했던 경기도 다소 회복세로 돌아섰다. 기재부는 그동안 "경기침체기에는 증세를 논의할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의 증세불가론을 뒷받침해왔다. 0%대에 머물던 성장률이 지난 분기 1%대를 회복했고 부가가치세 7월 징수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조2000억원 늘었다. 증세에 대한 접근이 가능해진 상황이고 정기국회에서 정치권의 증세논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재부측은 "박 대통령의 말은 정부의 변하지 않는 기조"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10월이 되면 국회를 중심으로 증세 논쟁이 구체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정부는) 국회 대응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35조원의 복지재원을 마련하는데 기재부는 물론 국세청까지 전방위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회복만으로 세수증대가 불가능하다면 그때는 정부가 증세의 불가피성을 인정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정종오 기자 ikokid@신범수 기자 answ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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