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김승미·김인원 기자]5일 전격 단행된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 및 비서실 개편에 여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새누리당은 저마다 경륜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이를 실천할만한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전격적인 인사를 납득할 수 없고 박 대통령의 측근이 장악하게 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우려했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오늘 임명된 신임 비서실장 및 수석들은 해당 분야에서 경륜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게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적합한 인사로 평가한다"고 말했다.유 대변인은 김기춘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국회의원과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을 역임하며 입법부터 행정 분야에 걸쳐 탁월한 경륜과 역량을 갖춘 분으로, 앞으로 비서실을 잘 이끌며 대통령을 훌륭하게 보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준우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외교관 재직 시절의 협상력과 정무적 판단력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국민을 잇는 훌륭한 소통창구 역할을 하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유 대변인은 홍경식 민정, 윤창번 미래전략, 최원영 고용복지 등 다른 수석비서관들에도 경륜과 전문성을 두루 갖추었다고 평가했다. 유 대변인은 그러면서 "오늘로 새롭게 임명된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신임 수석들은 기존의 청와대 비서진과 함께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 헌신적으로 보좌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국민 모두가 잘 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청와대 비서실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일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오전 현안 브리핑에서 "임명 6개월 만에 이례적으로 비서실장을 경질한 이유에 대해서, 청와대의 납득할만한 설명이 우선됐어야 했었다"면서 "개인비리 때문인지 엄중한 정국상황을 초래한 부분에 관한 책임 추궁인지 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의 핵심 자문 그룹인 7인회에 소속되어 왔던 구시대 인물"이라면서 "MB정권 때의 6인회 멤버들의 비극적 종말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연 새로운 시대에 요구되는 경제민주화, 복지 정책 등 수많은 국정과제에 대해서 제대로 대처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특히 "김 신임 비서실장은 검사시절 1972년 유신헌법 초안하신 분"이라면서 "국회의원 시절에는 한나라당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노무현대통령 탄핵을 주도하였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한 "1992년 14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당시 법무부장관의 신분으로 주요 영남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하는 지역조장성 발언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했던 유명한 초원복집 사건을 주도했던 인물"이라면서 "과거에 많은 공작정치를 한 사람으로서 엄중한 정국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김 대변인은 박중우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서는 "엄중한 정국상황에서 야당과의 협상을 조율할 청와대의 실무책임자로서의 적절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었는지 우려스럽다"면서 "30년간 외교부에서, 그것도 그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한 직업 외교관 출신이 이처럼 복잡하고 난마처럼 얽혀있는 정국을 제대로 풀어낼 수 있을지 국민들은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신임 정무수석 인사가 박대통령의 복심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이정현 홍보수석이 홍보수석 업무뿐만 아니고 실질적으로 정무수석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장악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 청와대 비서실을 김기춘 실장과 이정현 수석이 주도해서 국정을 농단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 주시고 그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논평에서 "안그래도 정치가 실종됐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공석이었던 정무수석자리에 쏠렸던 관심은 느닷없는 김기춘 비서실장 임명으로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희대의 국기문란사건인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에 대해 단호하게 짓뭉개고 가겠다 작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의 촛불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분명한 의지의 표현이라고밖에 달리 해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번에 교체된 허태열 비서실장은 지난 윤창중 전 대변인 성폭력 사건 때 진즉에 경질됐어야 했다"면서 "두 달이나 넘게 공석이던 정무수석 인사가 왜 지금이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그는 "현재 사건과 판박이처럼 닮은 20년 전 대선 불법개입 사건의 주역을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은 국정원 국기문란 사건을 해결하고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잡으려는 국민과 야권의 열망에 대한 박 대통령의 정면도전으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시기도, 내용도 모두 크게 잘못된 이번 청와대 인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김승미 기자 askme@김인원 기자 holeino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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