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안철수 새정치는 초엘리트적 ' 정면 반박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멘토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과 서해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정국에서 보여준 민주당의 정치력에 대해 '퇴행의 정치' 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의원의 정책 네트워크인 '내일'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 교수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 초청 강연에 참석해 "야당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정당 정치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혁신과 정의의 나라'는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야권 성향의 연구 모임이다. 최 교수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야당이 잘되기 위한 비판임을 이해해달라"면서 작심한 듯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 한국 정치의 상황을 '정당 정치의 부재와 책임정부의 실종'라고 진단했다. 이어 "민주당이 2007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연달아 패배하면서 힘의 균형이 보수적인 정당으로 기울어졌다"면서 "집권 여당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일방적으로 대표하게 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정당정치의 부재'로 인한 문제점으로 ▲퇴행적 정치 ▲양극화 정치를 꼽았다. 그는 "여야가 과거 대통령에 대한 파당적 인식에 기초해 정치적 반사이익을 거두는데 열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현 정국에 대해서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NLL 문제가 겹치면서 본말이 전도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새누리당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약화시키기 위해 이슈를 전환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는데 이에 민주당이 말려들었다"면서 "민주당은 이제라도 이를 분리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NLL 논쟁은 실체적 문제가 아니라 기록물이 폐기된 것이냐 삭제된 것이냐에 대한 기록법의 사안"이라며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 사안이 중심 이슈가 되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무현계가 주도하는 NLL 장기 대치 국면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대화록 실종 사태'에 대해 전날 민주당이 특검 법안을 발의한 것에 대해서도 "정치가 해결해야할 문제를 사법적 해결로 넘기고 있다"면서 "정치를 퇴행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NLL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때 여야간의 암묵적 합의로 이를 거론하지 않는 '함구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는 민주당의 문제로 '리더십의 실종'을 꼽았다. 그는 "민주당은 구심점이 없고 의원들이 제각각 1인 정당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제도 개혁이 오히려 리더십의 해체를 가져왔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주력하는 민생입법 활동인 '을지로위원회'에 대해서도 "당력을 집결해서 총력으로 하지 않는다면 경제민주화는 구호화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면서 "개별 의원을 중심으로 한 투쟁의 효과에 대해 의심스럽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안 의원에 대한 작심 비판으로 응수했다.최재성 의원은 "안 의원의 정치는 초엘리트적 성향을 보인다"이라며 "경제민주화에 대해 해법이나 어젠다를 찾아 볼 수 없고, 정치인과 정치세력을 관통하는 하나의 노선적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성주 의원도 "민주주의가 허물어지는 위중한 시기에, 구경꾼으로 지켜보다가 반사이익을 얻는 정치가 옳은 정치냐"고 반문하면서 "안철수의 새정치 세력도 현 시국에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유승희 의원도 "안철수식 새정치 프레임으로 인해 민주당이 '정당공천제'를 폐지했다"면서 "오히려 새정치 프레임이 정치를 혐오하고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 당시 새정치공동선언 실무협상을 맡았던 김현미 의원은 "지난해 대선기간 안철수 세력과 정치적 협상을 하면서 본 새정치 실상의 허망함에 대해서 좌절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김승미 기자 askm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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