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현장챙기기 1호는 새만금(종합)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투자하시는 분들은 업어드려야 합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조원의 직접투자를 포함해 총 3조4000억의 투자를 일으킨 김재신 OCISE 사장을 실제로 업었다. 정부가 민간투자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현 부총리는 31일 '1박 2일 현장점검'의 첫 행선지로 전라북도 새만금 열병합발전소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열병합발전소는 새만금산업단지 2공구 동남측 코너에 위치해있다. 16만2153㎡(4만9만여평) 규모다.이 발전소는 OCI컨소시엄이 95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립하기로 했지만 환경규제에 막혀 좌초됐다가 지난 5월 정부가 1단계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관련규제를 풀어주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현 부총리는 투자활성화 대책이 현장에서 잘 적용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 곳을 방문했다. 이 날 자리에서 현 부총리는 "OCISE의 발전소 건설은 에너지 확보는 물론 투자활성화와 청정에너지 공급이 종합된 의미 있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브리핑을 받던 중 "큰 일 하시니 내가 업어드려야겠다. 이러려고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말하며 실제로 김재신 사장을 업었다. 잠시 머뭇거리던 김재신 사장 역시 화답하듯 현 부총리의 등에 업혔다. 현 부총리의 퍼포먼스 덕에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열병합발전소 건설현장에서 현 부총리는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의 첫단추라 생각한다"며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환경부, 산업부 등 관계기관은 환경영향평가와 인허가절차를 조속히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향후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9월 중에는 착공이 가능해진다. OCISE 김재신 사장은 "1조원의 직접투자와 함께 발전소로부터 열을 공급받을 예정인 기업들을 통한 2조4000억원 상당의 연계투자 등 총 3조4000억원의 투자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장은 "에너지집단시설은 열효율측면이나 오염방지시설을 최신식으로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새만금으로 오게 됐다. 이 곳에 건립될 열병합발전소는 다른 산단들보다 에너지 가격이 저렴해 기업유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부총리는 군산 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새만금 지역 입주업체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이 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선영 대영엔지니어링 대표는 "공단 내 기업입주 경쟁이 심한데 입주율, 공장가동률보다는 주로 분양률을 보고 결정한다"며 "분양률보다는 입주율과 공장가동률을 보고 공단조성을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권평오 무역투자실장은 "국가산업단지의 경우 입주수요와 입주율을 고려하고 있는데 지방산업단지는 지자체의 권한에 맡겨져 있다"며 "이 부분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단지공단 윤동민 군산지사장 역시 "가동률은 경기상황과 관련돼있어 직접적으로 할 수 없지만 입주율은 노력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임대산업단지는 과다 임대부지를 갖고 있는 대기업으로부터 환수받아 중소기업에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항만이나 공항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아 물류비용이 부담된다는 지적도 많았다. 김 대표는 "앞으로 동북아 지역의 경제권이 형성되면 역내 무역을 위한 물동량 자체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현재는 동북아지역으로의 육상이 잘 갖춰져있지 않아 해상에 의존하고 있다"며 "그마저도 부산항이나 광양만 중심으로 항만이 발전해있어 운송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만금 등 중부지역에 항만부지를 만들 수 있는 지역조건이 잘 갖춰져있는 만큼 이 지역에 제2의 항만을 육성한다면 운송비용도 줄이고 대중국관련 수출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KHE 송화종 대표이사는 "수출로 먹고사는 기업이지만 군산지역에는 공항이 활성화돼있지 않아 바이어들은 대부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3시간 걸려 이 곳에 온다"며 "멀다는 인식을 주다보니 주문을 놓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현 부총리는 "앞으로 중국정책이 내수중심으로 바뀌면 새만금이 대중국관계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며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에 신항만개발도 포함돼있는 만큼 복합물류단지화될 수 있게끔 특별히 관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의 1차 협력사인 번영중공업 대표는 "조선업의 경우 글로벌금융위기 이 후 경기가 침체되다보니 실적도 저하되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다"며 "내년에 있을 추가적인 기계기구에 대한 자금조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 건설, 제조업과 다른 도급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은행권의 자금조달 평가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원자재 사급없이 임가공만 순수로 받다보니 일반건설, 제조업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매출이 적어 평가가 절하되고 있다"며 "은행권에서는 형평성에 맞는 재무평가를 마련해 선정방식을 달리해야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자리에 참석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조선업전체가 호전이 되고 경기회복이 이뤄지면 금융회사들의 시각도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신용평가는 특정 산업에만 특정 평가제도를 도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앞으로 재무평가보다는 성장가능성, 기술평가에 초점을 두는 등 신용평가 모형을 다양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금융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입주기업들은 ▲출퇴근 등 정주개선 여건 개선 ▲풍력단지 건설관련 업무분산으로 인한 처리기간 지연 ▲산단내 고량시설 보강 등을 건의했다. 현 부총리는 "오늘 들은 건의사항을 반드시 정책에 반영해 공업단지가 앞으로 중국 혹은 세계로 상대로하는 중요한 공업단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전주대 창업사관학교를 방문해 창업사관ㆍ창업보육센터 관계자, 청년창업인, 직업훈련생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오전에는 투자, 오후에는 고용을 챙기는 식이다. 전주대는 호남권에서는 유일하게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현 부총리는 이 곳에서 창업사관학교 운영과 실적을 점검하고 청년층의 취업애로사항을 들을 예정이다. 김혜민 기자 hmee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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