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인도네시아의 지난 2·4분기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경제성장률 둔화와 경상수지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로 해외 투자자금이 몰려들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BKPM)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지난 2분기 FDI는 66조7000억 루피아(약 7조2436억원)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8.9% 증가한 것으로 분기별 투자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이로써 인도네시아의 FDI 액수는 6분기 연속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인도네시아는 총 132조2000억 루피아(약 14조3570억원)의 해외 자금을 끌어들였다. 인도네시아의 해외투자 증가는 석유·천연가스·목재 등의 천연자원과 풍부한 노동력 덕분이다. 이와 함께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중산층으로 인한 소비력 상승도 한 몫한다.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은 2020년까지 인도네시아의 중산층 규모는 1억4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의 군디 차야디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FDI의 절대액수는 놀라운 것"이라며 "이는 분명 인도네시아 경제에 플러스가 된다"고 말했다. 군디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의 연평균 FDI 금액은 200억달러 수준"이라며 "사회기반시설 확충과 노동 생산력 향상 등이 이뤄진다면 FDI는 향후 5년간 300억~400억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늘고 있는 것은 해외투자뿐 아니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의 국내투자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 2분기 국내투자 규모는 33조1000억루피아로 전년동기대비 59.1% 증가했다. 국내투자도 4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로써 2분기 국내외 투자를 합한 인도네시아의 총 투자액은 99조8000억루피아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9.8% 증가했다. 이러한 국내외 투자 증가는 성장률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 경제에 활력이 되고 있다. 물론 우려도 있다. 더딘 수출 회복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대응에 나선 것도 투자열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둔화로 글로벌 원자재 수요가 줄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2분기 FDI 증가율(18.9%)은 지난해 2분기 증가율(30.2%)보다 낮은 것이며 직전분기 증가분(27.2%)에도 미치지 못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투자 열기는 더 둔화될 수 있다.수 시안 림 HSBC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수도 자카르타에서만 올해 최저임금이 40% 향상되는 등 노동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속적인 투자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 노동 생산성 향상과 인프라 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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