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관진 국방장관이 최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과 회담에서 오는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으로 전환하는 시기를 연기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7일 "올해 초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등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언급, 전작권 전환시기 재연기를 제의했음을 사실상 확인했다.정부가 전작권 전환 연기를 제의한 것은 지난3월 북한이 전쟁분위기를 조성하며 대남 위협 수위를 급격히 높인 이후로 급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대남 협박을 계속한 가운데 지난 6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김관진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 간 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전작권 전환 시기 연기를구체적으로 제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북한은 지난 3월 5일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같은 달 26일에는 전략로켓군과 장거리포병 부대에 '1호 전투근무태세' 명령을 내리는 등 대남 위협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때문에 전작권 전환 시기를 연기를 제의한 것은 남북관계 상황과 북한의대남 위협에 따른 안보 불안감, 점증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을 총체적으로고려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하는 전작권이 한국 합참의장에게 전환될 경우 한미연합사령부는 해체된다. 이때문에 성우회와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들도 연합사 해체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청와대 등에 제출하기도 했다. 한미연합방위체제라는 양국 안보관계의 틀이 근본적으로 흔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지난 2월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제3차 핵실험을 감행한 것도 연기 제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북한이 발사한 '은하 3호' 장거리 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1만㎞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다면 핵을 미국 본토까지 날릴 수 있는 거리이다.일단 우리정부의 전작권 전환연기 제안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중요하다. 이번에도 군사적인 차원을 떠난 정치적 입장에서 미국의 대응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미 한차례 전작권 전환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미국이 우리측 제의를 수용할지 여부는 속단할 수 없다.일각에서는 국방예산이 큰 폭으로 줄어든 미국이 현재 진행중인 방위비분담금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전작권 전환 작업의 검증과 관련, 내년 3월과 8월에 각각 진행될 키 리졸브(KR) 연습과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통해 기본운용능력(IOC)을 점검하고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혀 왔다. 이어 2015년 8월에 최종 검증(FMC)을 실시해 한반도 안보 상황과 한국군의 준비상황 등을 최종 평가한다는 계획으로, 이들 일정 역시 전작권 전환 연기 문제에 대한 양국간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오는 2015년 전작권을 전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나 안보 상황으로 보면 너무 촉박하다는 여론이 많다"면서 "정부는 이런 여론을 고려해 전작권 전환 상황을 면밀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참여정부 당시인 지난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2012년 4월17일'로 합의됐던 전작권 전환 시기는 우리 측의 요청으로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6월 26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2015년 12월 1일'로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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