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팀이 야당도 아닌 집권 여당에게 공개적으로 질타당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어제 오전 당 회의에서 "경제팀이 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보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시각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취득세 인하 문제를 둘러싼 부처 간 불협화음을 지적하며 컨트롤 타워로서 경제부총리의 역할을 주문했다. 지각 출범해 넉 달이 안 된 현오석 경제팀에 대해 이런 말이 벌써 나오는 것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침묵하거나 부처 간 갈등을 조정하지 못한 채 논란만 키웠기 때문이다. 경제팀 수장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경제민주화 입법과 통상임금 소송, 수도권 입지 규제, 대체휴일제 도입, 지역공약 이행, 조선ㆍ건설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 등 현안에 대해 교통정리를 하거나 분명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현오석 경제팀의 무소신과 리더십 부족은 지난주 가계부채 청문회와 서비스산업 1단계 대책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현 부총리는 국회가 청문회까지 연 가계부채를 놓고 "위기 상황은 아니다"고 했다. 서비스산업 대책에서 기업형 병원 설립, 해외 교육기관 유치 등 핵심이 빠졌다는 지적에 기재부는 "관련 업계가 시끄럽고 국회에 가서도 되는 게 없어서"라고 답했다. 어려운 과제는 피하고 국회에서도 욕을 먹지 않겠다는 자세로 무슨 문제를 풀고 갈등을 해소하겠는가. 국내 현안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하는 사이 대외여건마저 악화일로다.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 경제의 성장 전망이 어제 함께 낮춰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보다 0.2%포인트 낮은 3.1%로 조정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정부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경제부총리 제도를 부활한 것은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소통을 강화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해서다. 하지만 현실은 부처 간 협업은커녕 불협화음이 빈번한 실정이다. 부총리는 위상에 걸맞은 소신과 리더십으로 현안에 대한 결론을 내고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른 장관들도 부처 입장만 대변해서는 안 된다. 경제상황이 나빠진 데에는 소모적 정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당의 책임도 적지 않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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