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 여객기가 어제 새벽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다 활주로에 부딪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기체 뒷부분이 잘려 나가고 활주로를 벗어난 동체에서는 불이 나 지붕이 녹아 없어졌다. 이 사고로 중국인 승객 2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다쳤다. 승무원과 승객들이 침착하게 대응해 대참사로 번지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당장은 사고 수습이 급선무다. 정부와 아시아나 항공은 미국 당국과 긴밀한 공조로 부상자 치료에 최선을 다해 더 이상의 인명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피해 승객의 정신적 안정을 돕고 희생자 유가족과 승객 가족의 현지 방문 등에도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시아나 항공이 사고 발생 12시간이 지난 뒤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한 것은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현재 랜딩기어 이상과 같은 기체 결함, 조종사의 실수,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구조적 위험 요인 등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여객기 사고는 워낙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꼼꼼하게 분석해야 한다. 구구한 억측을 삼가고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등의 조사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고로 국적사의 안전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아시아나의 경우 1993년 7월 66명의 사망자를 낸 전남 해남 사고, 2011년 7월 제주 해상 화물기 추락 사고가 있었다. 대한항공은 1997년 8월 225명이 숨지는 괌 사고의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 2일에도 여객기가 비행 중 엔진 이상으로 비상착륙한 일이 있다. 며칠 새 두 건이나 사고가 터졌으니 안전을 말하기가 민망할 지경이다. 사고가 날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헛말이 된 꼴이다. 모든 사고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정부와 항공사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기체 정비, 조종사의 안전교육 등 안전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사고 해당 기종뿐 아니라 모든 항공기에 대한 안전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승객의 불안감을 씻어 줄 종합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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