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사진=정재훈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홍명보호(號)'가 파벌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 대표팀이 해묵은 내분과 파벌 논쟁, 일부 대표 선수들의 경솔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남용까지 겹치면서 축구 팬들의 따가운 눈총에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진 시점이다. 화합이 바로 새로 출범한 홍명보호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까닭이다.홍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로 지도 방침에 대해 명확한 선을 그었다. "팀을 위해 희생하지 않거나 태극마크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면 대표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대표팀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이 시작된 2011년 9월부터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국내파와 해외파 선수들의 미묘한 신경전이 출발점이었다.조광래 전 감독은 해외파 선수 위주로 '베스트 11'을 꾸렸고 국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백업 요원으로 밀려나면서 의욕을 잃었다. 일부 해외파 선수들은 특히 소속팀에서는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해 벤치를 전전했음에도 A매치에서는 주전으로 나서면서 국내파의 불만이 팽배했다는 소문이다. '조광래호(號)'는 결국 리더 부재의 직격탄을 얻어 맞았고, 국내파와 해외파가 서로 반목하는 사이가 되면서 내분이 시작됐다. 2011년 12월 조광래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질된 뒤 K리그에서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이어받았지만 파벌은 더 심해졌다는 평가다. 최 감독이 국내파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꾸리면서 해외파의 갈등이 더욱 심화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최근 기성용(스완지시티)은 특히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3경기에서 제외된 뒤 페이스북 계정에 "리더는 묵직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건 리더 자격이 없다"며 최 감독을 직접 겨냥한듯한 말을 남겨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기성용은 교회 설교 말씀을 옮긴 것이라 해명했지만 갈등을 부추기는 기폭제가 됐다. 일부에서는 박지성이 복귀해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일단 상처 투성이가 된 대표팀을 홍명보 감독이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홍 감독은 4일 최강희 감독을 찾아가 먼저 면담했다. 후배 감독이 선배 감독을 찾아가 대표팀 운영에 대한 덕담을 듣는 자리였다. 대표팀을 제대로 이끌 방안을 모색하고 최근 불거진 문제들의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김흥순 기자 spor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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