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의 좋은시선]프로야구 접수한 형님 리더십의 실체

왼쪽부터 류중일 삼성 감독, 염경엽 넥센 감독, 김기태 LG 감독[사진=정재훈 기자]

프로야구는 6월 마지막 주, 페넌트레이스의 절반을 통과한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삼성이 살얼음판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넥센, LG, KIA, 롯데는 그 뒤를 차례로 쫓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구단은 넥센과 LG다. 두 팀의 사령탑은 염경엽과 김기태 감독으로 광주일고 동기동창이다. 스타일에서 조금 차이를 보이나 모두 형님 리더십을 내세우며 팀을 잘 이끈다.과거 야구감독의 스타일은 크게 맹장, 덕장, 지장 세 부류로 나뉘었다. 최근 여기에는 하나가 추가됐다. 젊은 감독이다. 야구뿐 아니라 축구, 농구, 배구에서도 주류를 이룬다. 사실 프로야구에 젊은 감독이 등장한 건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의 두 차례 우승을 견인한 강병철 감독은 만 41세에 지휘봉을 잡았다. 현대를 네 차례나 우승시킨 김재박 감독도 40대 초반에 감독직을 맡았으며 김용희 감독 역시 40세에 사령탑에 올랐다.올 시즌 프로야구 감독의 색깔은 김응용 감독과 같은 베테랑과 스타, 새내기 정도로 분류된다. 상위권의 삼성, 넥센, LG의 감독 스타일은 같다고 보기 어려우나 크게 다르지도 않다. 세 감독 모두 형님 리더십을 추구한다. 위에서 명령하고 군림하는 지도자가 아닌 선수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서 지원하는 유형이다. 이는 친화력과 소통을 의미한다.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젊은 감독들의 형님 리더십은 크게 세 가지 공통된 색깔을 보였다. ▲선수는 물론 구성원의 성향을 세세히 파악 ▲선수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시도 ▲경기 중 선수에게 분노나 걱정 표현 억제 등이다. 모두 기존 감독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특히 이들은 실수나 연패에도 경기장 안팎에서 표정을 잘 관리한다.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땐 오히려 선수들을 걱정한다.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법도 없다. 특히 경기 중엔 항상 코치들과 상황을 두고 대화를 가진다. 선수들의 코칭스태프를 향한 신뢰는 높을 수밖에 없다.일반 팬들은 언급한 사항들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경기나 그 준비에서 이를 철저히 지키기란 매우 어렵다. 사령탑으로서 좋은 평을 받은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도 경기에서 선수들이 잦은 실수를 저지르면 더그아웃 뒤 복도로 나가 욕을 하며 화를 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선수들을 다그치는 일도 다반사였다. 류중일, 염경엽, 김기태 감독은 아직까지 한 번도 경기 중에 화를 내지 않았다. 대단한 성찰이자 인내심이다. 글쓴이는 이들을 준비된 감독들이라 일컫고 싶다. 장마와 무더위가 지나면 올 시즌 판도는 어느 정도 드러날 것이다. 형님 리더십이 부디 좋은 결말을 맺길 기대한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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