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가맹점과의 상생 방안을 내놨다. 장사가 안돼 수익이 낮은 가맹점주가 계약 기간 안에 폐점을 원하면 위약금을 받지 않고 정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점포의 화재 및 현금 도난 관련 보험료, 본사가 점포를 임대해 가맹점주에게 경영을 위탁한 위탁가맹점의 점포 월세 인상분도 본사가 모두 내주기로 했다. 바람직한 조치이지만 늦은 감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전체 가맹점의 10%가량이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들 적자 가맹점 중에서 상당수의 점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계약 기간 안에 문을 닫으려면 수천만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편의점 가맹점주가 잇달아 목숨을 끊은 사태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편의점은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큰 자본이 들지 않고 특별한 기술도 필요하지 않아 중년의 퇴직자를 중심으로 창업 수요가 높은 편이다. 이에 힘입어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4대 편의점 점포수는 2008년 말 1만1800여개에서 올 5월 말 현재 2만6000여개로 늘어나는 등 급속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 이들의 순이익도 2006년 699억원에서 지난해 2552억원으로 6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의 전체 시장은 커졌지만 가맹점주는 오히려 과당 경쟁으로 매출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저매출 점포의 기준인 하루 매출 100만원 이하 가맹점 비율은 2008년 21.0%에서 지난해 25.8%로 높아졌다. 24시간 영업 강요, 최대 70%에 달하는 가맹점 로열티 등 본사의 쥐어짜기는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겪어야 하는 이중고다. '편의점은 자영업자의 무덤'이라는 말이 나오는 데는 그런 배경이 있다. 이번 세븐일레븐의 상생 방안이 편의점 업계에서 불공정 관행을 몰아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의 시혜적 조치만으로 불공정 관계가 완전히 청산되기는 어렵다. 불공평한 계약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법적ㆍ제도적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우선 국회부터 24시간 영업 강요 금지, 예상 매출액 사전 제공 의무화 등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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