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짜리 택시 감차에 1300만원 지원…택시업계 반발 예상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택시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차를 줄이면 정부가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정부와 지자체 공동으로 한 대를 감차할 때 최대 1300만원이다.당초 정부가 도입키로 한 양도ㆍ양수 3회 제한, 70세 이상 고령자 운전 적성정밀검사 등은 택시업계의 강한 반발을 사면서 논의 과정에서 폐기됐다. 대안으로 도입한 것이 감차지원이다.하지만 보상기준은 시가로 하는데 1300만원을 초과하는 나머지 부분을 업계 부담으로 넘긴 데다 지역별로 택시가격이 현저하게 차이나 택시업계와 갈등을 배제하기 어렵다.국토교통부는 18일 국무회의에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국회에 제출되는 개정안은 택시업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복지기금 조성 ▲공영차고지 건설 지원 ▲CNG 차량 개조 및 충전소 건설 지원 ▲조세감면의 근거 마련 ▲운송비용 운전자 전가 금지 등을 규정했다.◆공급과잉은 감차지원으로 해소= 특히 과잉공급 해소를 위해 ▲과잉공급 지역의 신규면허 발급 금지 ▲5년 단위 시ㆍ도별 택시면허 총량계획에 대한 국토부 장관의 재산정 요청 권한을 부여했다. 또 안전 및 서비스 개선을 위해 ▲승차거부카드결제 거부ㆍ불법 도급택시 운행 등에 대한 처벌 강화 ▲불법행위 예방을 위한 택시 운행관리 시스템 구축 등의 내용을 담았다. 다만 법인택시와 노조가 입장을 달리하고 있는 운송비용 전가 금지 규정은 택시 운전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유지키로 했다. 당초 택시발전법안에는 택시 공급 감축을 위해 개인택시 양도ㆍ양수 3회 제한과 70세 이상 고령자 운전 적성정밀검사를 규정했으나 협의과정에서 삭제됐다. 개인택시 업계가 재산권 침해와 직업 선택의 자유 제한 등을 이유로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서다. 대신 공급 감축을 위한 대안으로 업계 자체부담금과 정부ㆍ지자체 감차예산을 공동재원으로 마련해 감하자는 제안을 정부가 받아들였다.국토부 관계자는 "양도 양수 제한과 70세 이상 적성정밀검사는 개인택시 업계가 강한 반대 입장 보여 다른 대안을 찾은 것이 감차 공동재원 마련"이라면서 "택시업체와 정부 지자체가 공동 재원을 마련해 감차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는 "정부와 지자체가 1300만원까지 재정지원을 하고 나머지는 택시업계가 부담을 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서울의 경우 대당 7000만원에서 천안의 경우 1억원을 넘어가는 실질적인 시세와 차이가 있어 업계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계속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감차재원 조성방법과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확정키로 했다.◆내년 1월 감차총량 조사 나서기로= 이에따라 국토부와 지자체는 택시 공급 감축을 위해 내년 1월부터 전국 단위의 총량 조사를 엄격하게 실시하고, 감차계획을 수립한 후 사업구역별로 감차를 추진하게 된다. 하지만 택시업계가 감차지원금을 공동으로 부담하지 않거나 감차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유가보조금 혜택을 정지하는 방식으로 감차를 실질적으로 이끌어내기로 했다. 정부의 유가 보조금은 2011년 기준 4553억 정도로 전국 택시가 25만5000대 정도임을 감안하면 한 대당 약 140만원 수준이다. 처음 시도하는 과잉 공급 해소 방안인만큼 시행착오를 방지하기 위해 시ㆍ군ㆍ구 단위별로 지원을 받아 내년 하반기 시범사업에 나설 계획이다.법안을 국회로 제출함과 동시에 정부ㆍ지자체ㆍ택시업계 및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테스크포스(TF)팀를 구성, 3개월 안에 업계의 건의사항을 포함한 '택시산업 발전 종합대책안'을 마련하고 관계부처 협의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국토부 관계자는 "택시지원법이 마련된다고 택시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택시종합대책안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종합대책안에는 손님이 없는 낮 시간대와 넘쳐나는 새벽 시간대에 요금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할증제도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벌써부터 택시업계는 반발= 하지만 정부가 수정해 내놓은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택시업계 4개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택시발전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법안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다른 법률에 이미 규정돼 있는 조세 감면, 재정 지원 등에 관한 사항을 이중으로 규정해 어떤 실익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업계는 이어 "택시 노ㆍ사간, 법인ㆍ개인택시 간의 이해가 상충하는 사항을 규정해 택시업계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택시 4개 단체는 지난 1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이른바 '택시 대중교통법'이 9월 정기국회에서 재의결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박소연 기자 mus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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