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노사정 일자리협약 실천이 중요하다

노사정이 어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일자리 협약'에 합의했다. 시간제 일자리 확대 및 정년 60세 연장과 관련한 임금피크제 도입, 근로시간 단축, 임금체계 개편 등이 핵심이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 노력 의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4월 말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 이희범 경총 회장,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연다고 할 때만 해도 회의적 반응이 많았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양산 등 국민의 고용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용 문제를 정부에만 맡길 수 없다는 노동계와 경영계의 절실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을 보면 노사가 서로 양보했다. 노동계가 임금 삭감 수단으로 악용된다며 반대해 온 임금피크제를 수용하자 대기업들이 매해 청년 신규 채용을 늘리겠다고 화답했다. 재계가 장시간 근로를 개선키로 하자 노동계도 근로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정리해고를 뜻하는 '인위적 고용 조정'을 재계가 자제키로 하자 노동계는 고용 조정을 회피하기 위한 인력 배치 전환과 임금ㆍ근로시간 조정에 협력기로 했다. 바람직한 자세다. 구체적 실행 방안과 로드맵을 짤 때에도 협력하기 바란다.  아직은 총론에 대한 원칙적 합의 수준이다. 합의문 시행을 위한 각론 결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업노조 중심이라서 산별노조 등 상급단체의 결정이 개별 사업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 최대 화두인 정규직과의 차별이 없는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위해선 노측은 정규직의 양보가, 사측은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관건이다.  산적한 과제를 풀려면 노동 주체의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 정부는 조합원이 60만명인 민주노총을 품고 가는 노력을 더해야 한다. 민주노총도 밖에서의 반대를 접고 안에서의 의견 개진으로 바꿀 때다. 노사정은 과거 우리 경제의 고비 때 대타협을 이뤄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대량실업을 줄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일자리 나누기에 합의했다. 이번 회의도 일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세대 간, 정규직ㆍ비정규직 간 갈등을 봉합하고 더 많은,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주춧돌을 놓길 기대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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