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3세 새로운 리더십이 뜬다(9) 한진家 3세대한항공·한진 등 주요기업 지분 3남매 모두 같아 호텔·항공·마케팅 등 각자의 분야서 차별화 전략
왼쪽부터 조현아·조원태·조현민 (캐리커쳐=이영우 기자 20wo@)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성차별 없는 후계구도는 한진그룹 경영승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최근에 이뤄진 대한항공 주식 증여에도 잘 드러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조현아ㆍ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에게 대한항공 주식을 똑같이 70만4000주씩 증여했다. 조현아 부사장의 대한항공 지분은 0.11%에서 1.06%, 조원태 부사장의 지분은 0.12%에서 1.06%, 조현민 상무의 지분은 0.11%에서 1.06%로 늘어났다. 삼남매가 1.06%로 동일한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경영권을 최대한 공평하게 나눠주겠다는 조양호 회장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비상장계열사의 주식 보유에서도 성별의 차는 눈에 띄지 않는다. 기내면세품 통신판매업체 싸이버스카이의 주식은 삼남매가 33.3%씩, 100%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 기내면세품 통신판매를 독점하는 이 회사는 대한항공 지분 0.15%를 갖고 있다. 주력사인 대한항공 내에서 자신만의 리더십으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도 한진 3세들만의 특이점이다. 맏딸인 조현아 부사장은 '여걸'로 통한다.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ㆍ객실승무본부장ㆍ호텔사업을 맡고 있는 그는 '한진 3세 중 가장 카리스마 있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비빔밥, 비빔국수 등 한식을 기내식에 도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호텔사업에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난 4월 제주 KAL호텔,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서귀포 KAL호텔을 그가 대표로 있는 칼호텔네트워크에 양도했기 때문이다. 조원태 부사장은 경영전략본부장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얼굴'이다. 그는 2004년 10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으로 입사해 자재부 총괄팀장, 여객사업 본부장을 거쳐 경영전략 본부장에 이르기까지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2009년 미국발 경제 위기로 항공업계가 위기에 처했을 당시, 여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그는 대형수송기를 대거 배치했다. 동시에 인천공항을 거쳐 가는 환승 수요를 유치해 1334억원의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 막내인 조현민 상무는 신세대다운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만 30살인 조현민 상무는 LG애드를 거쳐 2007년 대한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했다. 대한항공에서 광고 및 여객마케팅 담당하는 조현민 상무는 진에어 마케팅 담당 전무를 겸임하고 있다. 대한항공 광고의 경우는 '조현민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그가 적극적으로 제작에 참여한 대한항공의 광고는 '2012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6개 부문의 상을 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도 적극적이다. 그는 페이스북, 트위터, 포스퀘어, 핀터레스트 등 총 8개의 SNS를 사용한다. 2010년 대한항공 뉴질랜드편 광고에 직접 출연해 번지점프를 하고, 지난해 초 진에어 전무로 승진한 뒤에는 일일 승무원으로 활약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진그룹은 오는 8월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대한항공의 투자사업부문을 한진칼홀딩스로 분할해 지주회사로 한다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지주사 설립이 한진그룹의 후계 구도를 강화하기 위한 방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러 계열사로 지분을 쪼개는 대신 지주회사 지분만 확보하면 후계구도를 강화하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상장 초반 지주회사는 타 계열사보다 가치가 낮게 평가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많은 지분을 획득할 수 있다. 현재 삼남매가 보유한 대한항공의 지분은 1% 대로 한진칼홀딩스가 상장 된 뒤 후계구도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진칼은 20일 유가증권 재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조은임 기자 goodn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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