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한진해운이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청약이 완료됐다. 21일 한진해운과 주관사인 대우증권,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전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청약에서 발행 예정액의 두배가 넘는 7500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려 2.7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한진해운은 3000억원 가운데 국내투자자에 2000억원, 해외투자자에 1000억원을 배정한 가운데 국내 투자자가 2600억원, 해외투자자 40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전일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33억원, 해외에서 672억원 등 총 705억원의 청약만 들어왔으나 이날 오후부터 청약 규모가 늘었다.당초 한진해운이 BW를 발행하겠다고 했을 때만 하더라도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해운업황 침체로 한진해운을 비롯한 대형 국적 해운사들이 잇따라 적자를 본데다 상환해야 할 차입금 부담이 상당해 재무적 우려도 컸기 때문이다.앞서 현대상선이 1억2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면서 대규모 미달을 내자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가 저조해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이번 한진해운의 BW 발행이 성공한데는 발행구조가 투자자에게 유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7년 5월이 만기이며 표면이자율은 2%, 만기이자율은 4%다. 8월부터 행사가 가능한 BW 행사가격이 8300원으로 결정됐는데 현주가(21일 기준 8420원) 보다 낮다. 한진해운 주가가 현 수준으로만 유지돼도 BW투자자는 워런트 행사로 플러스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데다 채권이자까지 챙길 수 있다. 또 주가가 일정 기간 하락하는 등 사안이 있을경우 워런트 행사가격은 최초 설정기준 대비 80%까지 낮아진다. 같은 BW 보유액으로 더 많은 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기가 4년이지만 발행 2년째인 2015년부터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한진해운은 이번에 BW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 중 2천500억원을 이달 24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차환하는데 쓰고, 500억원은 선박 연료비 결제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진희정 기자 hj_j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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