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의 실리콘을 100배 이상 정제하여 태양전지로 활용 가능
이정호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국내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 공동연구팀이 저순도 실리콘의 자발적 정제원리를 규명해냈다. 자발적 정제는 순도를 100배 이상 높일 수 있어 기판형 태양전지 생산에 필요한 실리콘 정제공정을 생략하고 생산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호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장 랄프 베어스폰 교수가 함께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동연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그동안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기판형 태양전지는 9N이상의 초고순도의 실리콘 소모량이 많아 원가절감에 한계가 있었다. 9N란 99.9999999%의 9가 9개인 순도로 7N(9가 7개)보다 약 100배 정제된 수준을 말한다. 실리콘 정제를 하려면 저순도 실리콘을 고순도 실란가스로 바꾼 뒤 석출 등 여러 화학반응을 반복하는 대규모 공정과 설비가 필요했다. 이번 연구팀은 기판형의 실리콘을 나노와이어 형태로 바꿔줄 때 실리콘의 순도가 99.999772%에서 99.999899%로 100배 가까이 향상되는 자발적 정제현상이 일어남을 알아냈다. 기판형 대신 와이어형 실리콘을 태양전지에 적용하면 실리콘 소모량이 적을 뿐 아니라 자발적 정제가 가능해 고순도 실리콘 대신 저순도 실리콘을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자발적 정제는 저가의 은 용액을 이용하고, 실온에서도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 있다.또한 은 나노입자가 실리콘 표면에 달라붙게 한 후 입자가 부착된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녹여내는 간단한 공정으로 실리콘이 기판에 수직으로 자라난 나노와이어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실리콘 나노와이어 속의 불순물은 기판형 구조보다 외부용액과 접촉할 확률이 높아 실리콘 밖으로 먼저 빠져 나오면서 자발적 정제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 교수는 "고순도 실리콘 소모가 많은 현재 기판형 태양전지를 나노와이어형으로 바꿀 경우 현재보다 훨씬 적은 양의 저순도 실리콘으로 비슷한 태양전지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재료과학분야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 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보경 기자 bkly4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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