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만난 총수들...이건희·MK, '창조투자'에 朴手

행간으로 본 朴대통령ㆍ재계 회동[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조슬기나 기자]재계 총수들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창조경제에 화답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박 대통령의 방미 사절단에 동행한 재계 총수들은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박 대통령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창조경영에 매진할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전국경제인연합회 방문 당시 정 회장과 구 회장을 만난 적이 있지만 이 회장과의 대면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방침에 적극 동조하며 "창조경제는 무엇보다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하기에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창의적인 발상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이라는 잘 짜여진 조직(하드웨어) 안에서 단순히 순응하기보다는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아이디어(소프트웨어)가 있어야만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이를 위해 삼성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를 도입해 '통섭형 인재' 채용에 나섰다. 이공계가 아닌 인문계 출신들을 기용해 스티브 잡스 같은 혁신형 인재를 발굴하려는 것이다.특히 삼성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망 벤처기업들을 발굴하며 혁신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멀티스크린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인 모블을 인수했다. 하드웨어 지배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더욱 키우려는 전략이다.또 이 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ㆍ벤처기업이 다 함께 동반성장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삼성은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투자와 일자리를 최대한 더 늘려 우리 경제를 튼튼히 하는 데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이 그간 앞장서 온 협력사와 동반성장 전략은 물론 올해 50조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 투자와 고용 확대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정몽구 회장이 제시한 창조경영은 곧 연구개발(R&D)확대로 요약된다. 정 회장은 이날 "자동차산업의 창조경제 실현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R&D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한 세부 사항으로 정 회장은 차량의 현대화, 기능화, 인재 육성, 친환경 차량 기술 확대 등을 꼽았다. R&D 확대는 올 초 정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및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 전반에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정 회장이 강조해온 품질경영과도 맞물린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시설투자를 보수적으로 책정한 대신 품질 경쟁력을 좌우하는 R&D에 사상 최대인 7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R&D 강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내수 시장에서도 협력기업과의 동반성장,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또 "중소기업 및 참여업체와 동반성장을 적극 추진해 상생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언급했다.구 회장은 이날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위해 무엇보다 인재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며 예전부터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우수한 이공계 사람을 많이 뽑으라고 독려해왔다"며 "지난해부터는 한국과 미국에서 열리는 이공계 석박사 행사에 직접 참여해 저녁을 같이하고 꿈도 얘기하고 얘기도 나눴다"고 소개했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해 직접 우수 R&D 인재 영입에 나섰다. 구 회장은 연구시설 확충 의지도 내비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LG전자는 최근 서울 도곡동에 대규모 R&D센터를 만들기로 했다. 지난해 말 인수한 지하 6~지상 19층에 연면적 3만9000㎡ 규모의 도곡동 건물에 올 하반기까지 1500명 정도의 연구 인력을 배치해 TVㆍ홈시어터 등을 담당하는 전문 R&D 조직을 꾸리려는 것이다.구 회장은 "LG는 외국 인재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외국기업과 비교해 손색없는 연구시설을 갖추는 데 앞장 서겠다"면서 "대통령께서도 기업들이 나서서 이공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박민규 기자 yushin@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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