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강]광주광역시 남구 양과동 주말농장 ‘인기 짱’가족·자매 등 오이·고추 심으며 웃음꽃 만발“주말농장에 오면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니까요. 땀도 나고 힘도 들지만 가지, 고추, 오이 등 먹을거리를 가족들과 직접 심고 기른다는 게 정말 행복해요.”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11시 광주광역시 남구 양과동 ‘도시텃밭’. 주말농장을 찾은 시민들이 분양받은 텃밭을 일구기에 앞서 광주전남귀농학교 관계자의 설명에 모두들 귀를 쫑긋하고 있었다.관계자의 설명이 끝나자 부스 앞에 들뜬 표정의 시민들이 줄을 지었다. 오이·고추·가지 등 모종을 사기 위해서다. 모종을 받아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텃밭으로 종종걸음을 쳤다.
다섯 평(16.5㎡) 단위로 분양된 텃밭에서 두세 명, 네댓 명의 가족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앞다퉈 농기구를 집어 들었다. 하지만 호미질이며 삽질이 마음대로 될 리 없다. 서툰 손길을 서로 가리키며 웃는 통에 텃밭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서투른 손길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모두의 표정이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밭에 식물을 심어보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숭고함이 묻어나기도 했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자 서로 닦아주는 모습도 이어졌다.익숙한 솜씨로 모종을 심으며 귀엣말을 주고받는 가족도 있었다. “그렇게 심으면 안 된다니까~.” 아들의 거친 손바람을 타박하며 웃음을 터트리는 엄마의 정겨운 목소리도 이어졌다.주말을 가족, 자매와 함께 텃밭농사를 지으며 땀도 흘리고 도란도란 속얘기도 나누는 주말농장. 흙냄새를 함께 맡고, 어린 모종을 주고받으며 살이 맞닿는 ‘텃밭놀이’는 ‘가족 힐링’으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텃밭을 가꾸고 있다는 회사원 박현철(43)씨는 “작물을 심고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곳에서 주말을 가족과 함께할 수 있다는 자체가 큰 의미”라며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작물을 심고 자라나는 것을 보게 되니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교육을 해주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결혼한 세 자매가 나란히 분양받은 텃밭을 가꾸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 중 막내인 최나영(38)씨는 “도시 근교의 텃밭에서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이곳에 오면 왠지 전원생활을 하는 것 같아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느낌”이라고 즐거워했다.
광주광역시 남구는 지난해 3월부터 양과동 1237-7번지 일원에 경관지구 도시텃밭을 조성, 광주전남귀농학교에 운영·관리를 맡겼다. 전체 면적 1만8050㎡(약 5460평)를 400구좌로 나눠 분양했다.분양가격은 평(3.3㎡)당 1만원. 1구좌당 개인은 16.5㎡(5평), 단체는 99㎡(30평) 단위로 분양했다. 올해의 경우 분양을 시작하자마자 3~4일 만에 마감 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시민들은 대부분 농사일에 초보인 까닭에 가지·토마토·고추·상추·오이 등 키우기 쉬운 작물을 심고 있다. 의미 있는 것은 무농약·무화학비료·무비닐멀칭 등 이른바 ‘3무(無)농업’이 실천된다는 점이다. 이곳을 위탁운영하고 있는 광주전남귀농학교의 방침에 따라 순수한 유기농업이 이뤄지고 있다.게다가 이곳은 주말농장뿐 아니라 바로 옆에 최근 개장한 힐링가든센터, 큰길 건너에 빛고을공예창작촌까지 있어 가족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는 체험공간과 볼거리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때문에 앞으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광주 남구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주말텃밭이 400구좌 이상 되는 곳은 남구가 유일무이하다”며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간에서 함께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2016년에는 이곳을 중심으로 농어촌테마파크가 완공될 예정이다.박선강 기자 skpark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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