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컨선, 현대重이 맡은 배경은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중국 해운사가 한번에 20ft 컨테이너 1만8000개를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을 한국 조선소에 발주하겠다는 뜻을 최근 밝혔다. 구체적인 조선업체가 거론되진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사실상 낙점된 것으로 보고 있다.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을, 세계 최대 수준의 조선업체가 만든다는 건 낯설지 않다. 그러나 조금만 안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우선 주문한 쪽이 중국 선사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CSCL)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중국 선사는 자국 조선소에 배를 주문한다. 중국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 차원에서 조선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애국심을 떠나 거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금융지원이 상당하다. 최근 10여년 새 일반상선분야에서 중국 조선소가 한국을 앞지른 것도 이 같은 요인이 작용한 측면이 크다.CSCL은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 설명하진 않았으나 선박건조 기술에서 아직 한중간 차이가 있는 만큼 한국 조선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이라고 해서 단순히 1800TEU급 선박의 10배 크기인 것은 아니다. 외형만을 놓고 보면 기존 1만4500TEU급 선박과 큰 차이가 없다.그러나 컨테이너를 효율적으로 적재하는 기술, 더 많은 짐을 실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연비를 보여주는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적용돼야 한다. 최근 선종을 가리지 않고 친환경기술이 각광받는 만큼 최신기술을 대형 선박에 어떻게 적용하는지도 관건이다.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 컨테이너선 특성상 이 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도 선택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현대중공업에 앞서 2년여 전 한국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이 이미 세계 최초로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만들고 있지만 선주가 현대를 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대우조선은 세계 최대 선사 머스크라인으로부터 10척을 수주, 오는 6월 인도를 앞두고 있다. 당시 추가로 최대 20척을 더 주문할 수 있다는 옵션이 있었고 현재 10척을 더 주문, 대우조선은 총 20척을 순차적으로 인도하게 된다.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주문을 가져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가격경쟁력을 꼽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배값이 급격히 떨어지자 현대중공업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가가 낮은 일반상선 주문을 의도적으로 피했다.그러다 지난해부터 조선소가 일감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주잔량에서 현대중공업이 2위권 조선소와 차이가 줄기 시작했다. 일감 확보를 위해 수주전에 적극 나선 것도 이때쯤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현대중공업이 낮은 가격을 앞세워 영업현장에서 상당히 적극 나왔다"면서 "통상 선박건조 비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게 인건비인데, 현대중공업은 여타 조선소에 비해 낮출 여지가 커 결과적으로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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