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달 '전쟁 개시자'라는 별명이 붙은 미국 NBC방송의 종군기자 리처드 엥겔 특파원이 한국을 방문해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엥겔은 한국을 떠나면서 “한국에서의 흥미로운 여행을 마치며 떠난다. 고난(전쟁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인들의 단호함에 항상 깊은 인상을 받고 있다. 대단한 사람들이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1996년부터 중동에서 특파원 생활을 시작한 리처드 엥겔은 이라크전을 비롯해 바그다드, 카불, 베이루트 등 분쟁지역에서 취재했다.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에 한국에도 온 적이 있다. 종군기자는 전쟁의 기록자다. 한국전에서 종군기자로 활약한 한국기자들도 많다. 6·25전쟁중 목숨을 잃은 종군기자 가운데 한국인으로는 유일한 한규호 서울신문 기자는 여수·순천 사건, 4·3사건 등을 취재한 베테랑 기자로 손꼽힌다. 한 기자는 1950년 6월25일 개성과 임진강을 연결하는 서부전선으로 나가 “개성 전방 80㎞ 지역에 인민군 2개 사단과 경비대 2개 여단의 병력을 투입시킨 괴뢰집단은…’으로 시작한 기사를 마지막으로 북한군에 나포돼 목숨을 잃었다.한국기자협회는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서울신문의 한규호 기자 등 국내외 기자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 일선 기자들의 성금과 사회 각계 지원금을 모아 1977년 추모비를 건립했다. 이후 매년 4월 27일마다 추도식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에 종군기자로 활약한 외국기자도 있다. 6·25전쟁 개전 이틀 후인 1950년 6월 27일, 한 미국인 종군기자가 전쟁의 심장부인 서울로 잠입한다. 그녀 이름은 마거릿 히긴스. 미국 일간지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극동지국장이다. 그녀가 쓴 ‘자유를 위한 희생(War in Korea)’은 한국전 실상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히긴스는 같은 해 6월 28일 한강 인도교 폭파와 서울 함락을 목격했고, 맥아더 사령관의 한강 방어선 시찰을 취재했다. 미 지상군의 첫 전투인 스미스 특수부대의 오산전투 패배의 실상을 사실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전쟁의 최대 위기국면 중 하나인 낙동강전투도 목숨을 걸고 생생하게 보도한다. 이어 인천상륙작전 취재·보도로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 수상자가 된다.종군기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전쟁터를 누비는 기자이기 때문에 때로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때문에 종군기자들은 일반적으로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걸프전쟁에 참가한 미국의 기자들은 사망시 약 150만 달러가 지급되는 보험에 가입했다. 한국은 1994년 중앙일보가 보스니아내전에 종군한 기자들에게 최초로 보험을 들어 주었다. 당시 사망시 보험금은 1억원이었다.종군기자가 적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제네바 제3협약 제4조 제1항 라호에 따라 포로의 지위를 보장받게 된다. 제네바협약 제1추가의정서 제70조는 제네바 제3협약상의 기자의 권리를 보장함과 동시에 국제인도법상의 기자의 법적지위는 기본적으로 민간인이 된다.이렇게 국제인도법이 기자들에 대해 강화된 보호를 하는 이유는 전쟁의 역사에 있어서 기자들이 보여주었던 '국제인도법 준수의 감시자'로서의 역할 때문이다. 군관계자는 "한국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담당부처인 문화관광체육부에서 군작전개념인 충무계획에 따라 종군기자단이 꾸려진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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