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완구 제조업체 마텔의 히트상품 바비 인형은 인형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존재다. 피셔프라이스로도 유명하지만 지난 54년 동안 마텔은 곧 바비고 바비는 곧 마텔이었다. 바비가 잘 팔린다는 것은 마텔이 잘 되는 것을 의미했다. 바비의 인기가 시들해진다는 것은 마텔의 수입이 준다는 것을 뜻했다.바비는 고령(?)에도 여전한 미모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는 예년만 못하다. 지난해 바비는 세계에서 13억달러(약 1조4390억원)어치 팔려나갔다. 이는 전년 대비 3% 감소한 실적이다. 미국 내 판매 실적은 더 심각하다. 2000년대 초반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마텔 매출의 30%를 차지한 바비는 지난해 매출 64억달러 중 겨우 20%를 차지하는 데 그친다. 마텔이 과연 바비를 만드는 완구업체인지 의심 갈 정도다.바비의 전성시대가 끝나고 다른 주력 제품인 핫윌 장난감 자동차 판매도 위축되는 등 마텔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위협은 경쟁사가 아니라 애플 아이패드의 99센트짜리 앱이다. 마텔의 브라이언 스톡턴 최고경영자(CEO)가 남아용 완구 세트 '맥스스틸'에 기대를 거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마텔의 맥스스틸은 6~11세 남아용 완구다. 마텔은 이미 맥스스틸 홈페이지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제공 중이다.'맥스스틸'은 2000~2002년 선보인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애니메이션 속의 주인공 맥스스틸은 평소에 일반인들 틈에서 살아가지만 사실 비밀 정보기관에서 일하며 악당들과 싸우는 영웅이다.스톡턴이 마텔의 CEO로 본격적으로 활약한 지난해 마텔의 매출은 2%, 순이익은 12% 늘었다. 투자운영사 BMO 캐피털 마켓의 게릭 존슨 애널리스트는 "마텔의 매출 성장이 그렇고 그런 것 같지만 완구 제조업계 전체로 보면 비교적 좋은 실적"이라고 평했다. 이는 주가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마텔의 주가는 연초 대비 32% 오른 한편 경쟁사 하스브로는 12% 오르는 데 그쳤다. 잭스 퍼시픽의 경우 10% 떨어졌다.마텔 주가가 경쟁사들보다 많이 오른 것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한 덕이다. 마텔의 매출은 미국 밖에서 50% 이상 발생한다. 스톡턴은 CEO 취임 전부터 해외 시장에 주목하고 해외 곳곳을 누볐다. 이것이 주효했던 것이다.스톡턴은 인디애나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1976년 냉장육 전문 업체 오스카메이어에 입사했다. 종합 식품업체 크래프트가 오스카메이어의 모회사 필립모리스를 인수한 뒤 크래프트에서 일했다. 당시 스톡턴은 크래프트의 로버트 에커트 그룹 부사장 눈에 들었다. 이후 에커트 부사장이 마텔로 자리를 옮기자 뒤따라 옮긴 뒤 결국 마텔 CEO까지 올랐다.스톡턴은 완구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반면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없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상품 아이디어가 수입으로 이어지기까지 18개월밖에 안 걸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부 나주석 기자 gongga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