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금 송금시 35% 세금...회사채 선택으로 90억 달러 절약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애플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속셈은 따로 있다.바로 세금 절약이다.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애플이 170억 달러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선택함으로써 최대 90억 달러의 세금을 피한다고 보도했다.애플은 국내에 450억 달러, 해외에 1000억 달러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현금부자다.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싶다면 현금을 들여오거나 국내에 쌓아둔 현금을 배당금으로 주면 된다. 그런데 굳이 회사채 발행을 선택한 이유는 세금 때문이라는 게 FT 판단이다.미국 법은 해외 현금을 국내에 들여올 경우 최고 35%의 세금을 부과한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170억 달러를 만들어내려면 260억 달러를 국내로 송금해야 한다고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제럴드 그라노프스키는 지적했다. 그는 “그것은 채권에 3억 달러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보다 매력이 없다”고 강조했다.애플은 미국내에도 거액의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 그런데도 굳이 비용이 나가는 회사채를 선택한 것은 현금을 지출할 때보다 비용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라노프스키 말대로 애플은 미국에서 회사채를 발행하면 매년 이자비용으로 약 3억1000만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 약 3분의 1은 소득공제로 돌려받는다. 다시 말해 애플은 현금을 쓸 때보다 채권발행으로 매년 약 1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애플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는 3년 만기 고정금리 채권은 0.6%, 5년 만기는 1.10%, 10년 만기는 2.4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나라에 세금은 내기 싫고 주가 하락에 불만이 가득한 주주들에게 생색을 내고 싶은 속셈에서 애플은 회사채 발행을 선택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하이테크 기업 애플은 세테크에도 귀재임에 틀림없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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