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건 하고, 할 말도 하겠다' 재계 새 정부 전략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임선태 기자]박근혜정부에 대한 재계 대응 전략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정권 출범 초기 경제민주화 분위기에 밀려 수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던 재계는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과도 발언'이후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요청할 것은 당당히 요청하겠다는 실리론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경제민주화 및 투자확대, 일자리 창출 기조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각종 규제에 대해서는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우선 재계는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새 정부와의 간극 좁히기에 나섰다. 30일 SK그룹은 올 연말까지 계약직 58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SK그룹은 오는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계약직을 축소해 3% 선으로 계약직 비율을 낮출 계획이다.이에 앞서 SK그룹은 시스템통합(SI) 분야와 광고 등 내부 일감을 외부와 나누는 문화를 선도한데 이어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은 올해 SI 계열사인 SK C&C와의 거래규모를 10% 이상 줄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현대차그룹은 지난 29일 1조12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주요 대기업으로선 첫 번째 대형투자다.현대차그룹 역시 그룹 내 계열사에 맡겨온 광고와 물류분야 일감 일부를 중소기업에 개방키로 하며 자발적으로 '일감몰아주기' 관행을 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일감 몰아주기 근절이 골목상권 보호와 더불어 경제민주화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주요 그룹 중 처음으로 자발적 시정에 나섰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중단했던 화성 반도체 17라인 건설 공사를 최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라인 건설에만 2조2500억원을 투입하고 장비 설치 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13조원가량이 들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또 모바일 D램 증산을 위해 1조5000억원을 들여 화성 13라인 증설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아울러 재계는 투자를 위축시킬 우려가 큰 경제민주화 등의 규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입장발표를 자제하던 것에서 달라진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 경제5단체 부회장단은 28일 경제민주화 규제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29일에는 국회를 방문, 기업의 이해관계가 걸린 법안 처리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청했다.재계 관계자는 "정부와 재계는 불가근불가원의 관계이지만 큰 흐름에서는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며 "새 정부 출범 초기 갈등관계에서 벗어나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정부에 대한 재계의 대응전략도 실용적으로 바뀐 것"이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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