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중국·러시아서 온 심장병 환자 무료수술

▲수술을 집도한 송명근 교수(왼쪽)와 청 위에의 어머니 리우 리쥐엔(가운데), 청 위에가 수술 뒤 밝은 모습으로 웃고 있다.<br />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건국대병원(병원장 한설희)은 최근 러시아인과 중국인 심장병 환자에게 무료로 수술을 진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수술비는 건국대병원과 중국 목단강 시(市), 러시아 사업가 리삭 게나지(62)씨가 마련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13 나눔의료'의 일환으로 환자의 항공권과 체류비를 지원했다.중국의 청 위에(16)는 대동맥판막 폐쇄 부전증과 폐쇄 협착증을 안고 태어났다. 체력이 약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수술은 엄두도 못냈다. 2년 전부터 청 위에의 상태가 악화되자 그의 부모는 어렵게 수술비를 모아 중국 목단강심혈관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의료진은 수술 후에도 위급상황이 올 수 있어 주치의가 최소 몇 주간 지켜볼 수 있는 환경에서 받아야 한다고 판단해 수술을 하지 못했다. 청 위에의 안타까운 사연은 건국대병원과 목단강시, 리삭 게나지 씨에게도 전해졌고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무료로 수술을 받게 됐다. 그는 지난 17일 수술받은 뒤 외과계중환자실에서 집중 관리를 받고 며칠 후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그후 심장초음파와 CT 촬영 결과 경과가 좋아 26일 퇴원했다.그의 어머니 리우 리쥐엔(44)씨는 "다음날도 기약하기 어려웠던 아이가 수술 후 며칠 만에 스스로 걷고 학교생활을 꿈꾸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라며 "송 교수를 비롯해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감사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 온 크루티아코바 마리아(4)는 선천성 심실중격결손이었다. 마리아의 어머니 야키미시나 안나(30)는 "아이가 잠이 들면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매번 청진기를 아이 가슴에 대고 귀 기울여 심박수를 세곤했다"며 "수술이 잘 됐다는 말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마리아는 지난 19일 퇴원과 함께 서울 나들이 후 귀국했다.리삭 게나지씨는 지난 1998년 송명근 교수에게 심장이식을 받은 인연으로 수술비 후원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내가 심장병으로 생사의 고비에 섰을 때 송 교수를 만나 살아났다. 심장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리삭 게나지씨는 앞으로 1년에 4번 심장병 환자의 수술비를 후원할 계획이다. 한설희 건국대병원 병원장은 "세 나라가 도움을 모아 치료해 더 뜻깊은 수술이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해외 환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보경 기자 bkly477@<ⓒ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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