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성남일화가 베테랑 영입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노장의 가세로 경기력은 물론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단의 응집력이 살아났단 평가다. 마땅한 구심점을 찾지 못해 고민하던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성남은 지난 시즌 거액을 주고 데려온 이적생들의 불협화음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믿었던 주축멤버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서 성적은 내리막을 걸었다. 근본적인 문제는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 줄 구심점의 부재. 코칭스태프와의 원활한 가교 역할은 물론 패배의식에 사로잡힌 후배들을 다독이는 맏형의 공백을 피부로 느꼈다. 실제 성남은 최근 몇 년간 팀 내 중심을 잡아준 고참들의 덕을 톡톡히 봤다. 김진용, 이호, 김정우 등이 버틴 2009년 K리그 준우승에 이어 이듬해 조병국과 전광진, 김철호 등을 앞세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2011년에는 외국인 주장 사샤를 중심으로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바 있다. 올 시즌 안익수 감독 부임과 함께 단행된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 눈길을 끄는 대목은 노장들의 가세다. 수문장 전상욱을 비롯해 이적 마감 시한을 앞두고 합류한 김한윤, 현영민 등 30대 중·후반 멤버들을 불러 모았다. 지난해 24.8세로 16개 구단 가운데 세 번째로 어렸던 선수단 평균연령은 25.7세로 높아졌다. 특히 베스트 멤버들의 연령 증가가 두드러진다. 우려와 달리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개막 이후 3경기에서 5실점을 내주며 흔들리던 선수단은 지난달 30일 대구전을 기점으로 공수에서 밸런스를 찾기 시작했다. 노장들의 안정적인 경기운영에 흔들렸던 수비라인이 가장 먼저 안정을 되찾았다. 덕분에 전방에 포진한 젊은 공격진의 움직임까지 살아났다.
이 가운데 39세 최고령 필드 플레이어로 뛰는 김한윤의 무게감이 돋보인다. 지난 14일 전북전에서는 이적 후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2-1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포백(4-back) 수비라인을 넘나들며 뒷문을 틀어막았다. 이어진 서울과 울산을 상대로도 나이를 잊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3연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남다른 승부근성도 후배들의 자극제가 되고 있다. 특유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플레이는 물론 상대와 기 싸움이 벌어지는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분위기를 다잡는다. 구단 관계자는 "경기 중 언쟁이 발생할 때 고참들이 강하게 어필하는 모습에 후배들도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다"며 "주눅 들지 않고 경기에 집중하면서 어려운 상대를 만나도 당당하게 맞서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안 감독 역시 울산전 직후 "우리 팀에는 감독이 둘이다. 김한윤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짚어주는 감독"이라며 "철저한 자기 관리와 실천하는 자세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라고 호평했다. 노장들의 솔선수범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이어진다. 기혼자는 예외라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김한윤과 전상욱, 현영민 등은 시즌 중 진행되는 합숙훈련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미치는 효과는 당연히 긍정적이다. 김성준은 "노장들의 풍부한 경험이 선수단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기를 보는 시야도 남다르다"며 "훈련을 통해 후배들의 문제점을 지적해주고 여러 모로 배울 점이 많다"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성남일화 제공]김흥순 기자 spor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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