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들여다보니
"양도세 형평성·수도권 중대형미분양 해소 등 위한 후속책 절실"
서울 마포구 일대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집을 이사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하나가 안 팔려서 다주택자가 됐다. 그런데 다주택자에게 집을 사면 양도세 면제 혜택도 안 준다고 하니 더 답답하다. 어쩔 수 없이 2주택자가 된 사람들도 양도세 면제 혜택을 줘야 형평성에 맞는 거고 부동산 시장도 살아날 거다."(서울 마포구 주민 정모씨·58세)지난 22일부터 '6억원 이하 또는 85㎡ 이하 기존주택'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양도세 면제 혜택에 1가구1주택자(일시적 1가구2주택자 포함)만 해당되자 다주택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새 주택 외에 기존 주택 보유 연한이 3년이 지난 1가구2주택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서울로 대학 온 자식들 때문에 마포구로 이사했다는 정모(58)씨 부부는 "자식들 대학 때문에 마포에 아파트를 구하고 수원에 있는 아파트는 팔려고 내놨지만 안 팔려서 2주택자가 됐다"면서 "이에 마포 30평대 아파트도 시세 하한가에 내놨는데 1년 넘게 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수원으로 되돌아가려고 하는데 1가구1주택자에게만 85㎡ 이하 주택을 샀을 때 양도세 감면 혜택을 준다고 하니 억울할 따름"이라고 하소연했다.이런 상황에서 1주택자와 다주택자 아파트 가격차가 벌어지자 2주택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몇몇 단지는 수천만원 차이가 생겼다. 개포주공1단지 35㎡는 1주택자 매물이 다주택자 매물보다 2500만원 비싼 시세가 형성됐다. 이를 접한 2주택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또 다른 2주택자 박모(52)씨는 "강남에 10억원짜리 1가구1주택자는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고 강북이나 경기도에 2채 있는 거 합해도 6억원가량인 1가구2주택자는 양도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정책"이라며 "2주택자들도 하우스푸어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지방에 사는 2주택자도 볼멘소리를 한다. 전주에 사는 이모(58)씨는 "지방 아파트가 비싸봤자 얼마나 비싸겠느냐"며 "자녀 대학 때문에 강북에 아파트 한 채 구해줬다가 이제 다시 되팔려고 집을 내놨지만 2년 동안 안 팔려서 계속 2주택자인데 더 집을 못 팔게 정부가 막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전문가들도 2주택자들에게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후속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일시적 2주택자보다 장기적 2주택자가 시장에 더 문제가 될 수 있고 3년을 겨우 초과한 2주택자들은 억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도세 외에 수도권 중대형아파트 미분양과 기업형임대주택 등 이번 대책에서 빠졌던 점들을 아우르는 후속대책을 정부가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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