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맞춤형으로 교육

‘인재 세일즈 마켓’· ‘온라인 셀프모의면접 서비스’· ‘직장체험’ 통해 준비된 인재 양성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지난 12일 배재대학교(총장 김영호) 대덕테크노벨리캠퍼스 1층 로비. 300여 배재대 취업준비생들이 몰렸다. ‘맞춤형 인재세일즈마켓’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이날 인재세일즈마켓엔 바이오·의생명공학과, 생명공학과, 컴퓨터공학과, 정보전자소재공학과 등 4개 학과 학생들과 KT&G, 대한전선, ㈜브이티에스 등 생명기술(BT),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관련 16개사가 동참했다.인재세일즈마켓은 학생들이 팀별로 진행한 캡스톤디자인 결과물 14개와 산학융합연구과제로 얻은 성과물 4가지를 함께 전시해 참가기업 관계자들이 자기회사에 필요한 인재들을 찾는 행사다.

지난 12일 배재대 대덕산학협력관에서 열린 대덕캠퍼스 취업박람회 축하행사 모습. 이 자리에선 학생들의 맞춤형 인재세일즈마켓이 열렸다.

기업입장에선 학생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간접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기업들은 실전면접을 통해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입사조건을 설명, 학생들이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전혜련(생명공학과 4학년) 학생은 “취업을 앞두고 준비했던 포트폴리오를 기업체 인사담당자에게 보여주고 실전면접으로 점검받아보니 무엇을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지 체크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4학년생은 물론 신입생들도 마켓에 참가해 어떤 취업포트폴리오를 짜야되는지도 살펴보는 기회가 됐다. 고영철(컴퓨터공학과 1학년) 학생은 “진로에 대해 정확히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이번 마켓을 통해 기업체마다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파악해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참가업체인 주동조 엘로힘 대표는 “학생들의 성과물을 보고 현장에서 면접까지 치른 뒤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를 고를 수 있어 좋은 점들이 많았다”며 “몇몇 학생들에게 인턴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뒤 채용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선 '스펙'을 어떻게 짜느냐가 중요하다. 외국연수를 다녀오거나 자격증 관련공부를 한다. 또 자신이 가려는 기업인재상을 살펴 기준에 맞는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배재대도 마찬가지다. 이 대학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이 24시간 어디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셀프모의면접 서비스’를 한다.이 서비스는 면접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의 지원분야와 면접유형(인성, 역량, 토론, PT, 외국어 면접 등)을 고르면 녹화된 기출/예상 면접관 질문영상이 재생되고 답변 과정이 웹캠을 통해 녹화된다.

지난해 9월 배재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모습. 박람회는 구인업체와 구직자를 현장에서 연결해줘 인기를 끌었다.

면접유형별로 3000여개 질문이 준비돼 있어 어느 분야를 지원하는 학생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질문을 골라 면접연습을 할 수 있다. 또 녹화된 면접영상을 보면서 학생 스스로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고, 필요할 때 교내취업컨설턴트나 지인들에게 보내 평가 및 조언을 받을 수 있어 면접을 효과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 이영복 진로개발센터 팀장은 “학생들의 취업지원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학사행정시스템에 접속만 하면 늘 이용하도록 서비스 중”이라며 “학생들이 캠퍼스 어디서나 집에서도 면접연습을 할 수 있어 면접능력개발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또 1학년부터 취업을 준비하도록 이끌고 있다. 배재대는 지난해 5월부터 온라인취업교육과 직무적성검사, 모의토익(TOEIC)시험 등 무료취업프로그램을 3, 4학년에서 1, 2학년으로 범위를 넓혔다. 배재대는 먼저 저학년 희망자 및 3, 4학년 모두를 대상으로 취업 직무적성검사를 한 데 이어 응시료를 모두 지원해 모의토익시험을 봤다. 시험우수성적자에겐 10만∼30만원의 성적우수 특별장학금을 줬다. 배재대 취업률 높이기 프로그램 확대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된 뒤 위기감을 느겼기 때문이다.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은 김영호 총장 취임 1년여만의 일이다. 자체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돼 아쉬움이 컸다. 여기에 128년 역사의 배재학당이 운영하는 대학으로서 누구보다 자긍심이 컸던 구성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총장은 “이번을 대학내부에 남아있던 안일함을 벗고 외부평가를 만족시키면서도 대학 고유의 정체성도 함께 발전시켜가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삼자는 소리다.이를 위해 김 총장은 우선 총장실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고 총장이 취업률 등 각종 평가지표를 모니터링했다. 이를 위해 배재대 내 각 부서는 매일 평가지표를 체크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배재대는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에 상대평가가 반영된다는 점에 맞춰 전국 대학의 평가지표도 꼼꼼히 살피고 있다.김 총장은 “매주 재정지원제한대학 평가와 관련된 시뮬레이션을 하고 한 달에 한 차례씩 자구노력에 대한 종합평가를 하고 있다”며 “재정지원제한대학 탈출에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만큼 모든 지표가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름방학 때 이뤄지는 배재대만의 취업프로그램인 '직장체험'과 '현장실습' 모습.

지난해 여름방학엔 3~4학년들에게 직장체험과 현장실습을 집중 벌였다. 특히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직장생활 및 근무여건 등을 체험해보면서 사전 취업기회도 잡을 수 있고 2~3학점을 얻고 매월 40만원씩의 활동비도 받아 1석3조의 효과를 봤다.두 달간 선양에서 근무한 정경원(영어영문학과 4학년) 학생은 “방학 때마다 아르바이트를 했으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면서 지난해 직장체험을 했다”며 “선배들과 마케팅이나 판촉활동을 하며 직장생활 경험을 쌓은 게 무척 좋았다”고 말했다.일반적으로 대학들의 취업프로그램이 자기계발에 촛점을 맞췄다면 배재대는 ‘맞춤형 인재 세일즈마켓’, ‘온라인 셀프모의면접서비스’, ‘직장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기준을 기업에 맞췄다. 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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