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탐지부터 대응까지 한번에'···자동 방어시스템 세계 첫 개발

대우조선, 해적방어 장비 개발…음향·물대포 자동 발사

대우조선해양이 건조중인 유조선에 설치된 음향대포.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 아프리카 소말리아 연안. 원유 30만t을 실은 초대형 유조선 전방 7㎞ 지점에서 확인되지 않은 선박 한무리가 근접하고 있다는 신호가 레이더에 잡혔다. 점점 가까워지면서 반경 2㎞ 안에 들어오자 유조선은 자동으로 접근금지 경고방송을 내보냈다.더 가까이 다가온 정체불명의 선박은 해적. 1㎞ 안에 들어오자 사람의 귀를 먹먹하게 하는 음향대포가 자동으로 발사됐다. 음파공격에도 멈추지 않던 해적이 유조선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곳까지 접근하자 이번에는 물대포와 레이저가 자동으로 발사됐다.대우조선해양이 지난 9일 해적 퇴치를 위한 지능형 해적방어시스템을 선보였다. 대우조선측은 레이더에 잡히는 정보를 분석한 후 음향대포 및 물대포 등을 통해 해적으로부터 선박을 보호하는 자동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지능형 해적방어시스템은 쿠웨이트 국영선사인 KOTC측의 요청에 의해 개발됐다. 해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쿠웨이트 국영선사인 KOTC는 당초 건조하려는 유조선에 미국산 음향스피커시스템 등을 장착해달라고 대우조선에 요청했다.대우조선은 음향대포를 쏘는 스피커의 대당 가격 25만달러와 고성능 레이더를 추가로 장착할 경우 100만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대우조선은 중소기업인 제이디솔루션과 함께 개발에 착수했다. 대우조선은 24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지능형 해적 방어시스템을 완성했다. 정병진 대우조선 전장기본설계 1파트장은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장비를 국산화화해 전체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며 "인명이나 재산피해를 막을 수 있어 중동지역을 오가는 선주들의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대우조선 관계자는 "지난해 모두 297건의 해적사건이 발생했고, 이중 원유 등을 실은 화학제품운반선에 대한 공격은 76건에 달했다"며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과 인도네시아 인근 해안에서 주로 활동하는 해적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번에 개발한 지능형 해적방어시스템을 장착해 달라는 선사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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