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그룹의 올해 투자 규모가 여전히 베일에 싸였다. 삼성그룹은 윤상직 산업자원통상부 장관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49조원 가량의 투자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투자규모는 정확하지 않다. 삼성은 여전히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말 못할 고민이 있다는 후문이다. 표면적으로는 불투명한 경영여건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투자규모를 밝힐 경우 경쟁사들에 전략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한 영향이 크다.4일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과 30대그룹 사장단 조찬 간담회 참석 직전 기자들에게 "투자 금액 규모에 관심들이 많은데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연초 투자계획과 고용계획을 밝혔던 삼성그룹과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경기 상황이 불투명하니 상황에 따라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해왔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불투명한 세계 경제 상황이지만 속내는 달랐다. 삼성전자의 경우 투자 금액에 따라 전략이 분명하게 드러나다 보니 경쟁사들에게 카드를 먼저 꺼내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조 단위 투자가 집중되다 보니 생산 전략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예전에는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선제 투자하고 이를 경쟁사들에게 일부러 알리기 위해 투자 규모를 상세하게 밝히곤 했는데 지금은 경쟁사들이 쫓고 있는 처지라 상세한 투자 계획 발표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라인 하나를 건립하는데 수조원을 투자해야 한다. 대략 금액만 들어도 전자업계가 삼성전자의 차세대 제품군이 어떤 것들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새로운 공정으로 전환하는 시기는 경쟁사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언제 공정을 고도화 하는지 눈여겨 본 뒤 여기에 맞춰 선제 투자 등으로 삼성전자를 견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전략 노출 때문에 투자 발표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일관하는 한편 채용은 더욱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채용 규모를 유지하는 한편, 채용의 질을 높여 고졸 공채를 본격화하고 인문대생을 교육시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육성하는 등 '열린 공채'를 더욱 활성화 할 방침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사상 최대 수준의 고용을 해 왔다"면서 "실업 문제 해소, 사회적 책임 등을 고려해 고용은 계속 늘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종중 사장 역시 "고용은 가급적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하며 고용 창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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