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두 회사의 순이익은 유가증권시장 499개 상장사 순이익의 50.6%를 차지했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비중도 39.2%에 이른다. 2011년 대비 순이익 비중은 19.3%포인트, 영업이익 비중은 14.9%포인트 높아졌다. 두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지난해 매출은 5.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21.3%)과 순이익(-33%) 모두 급감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만 잘 나갔지 다른 기업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 '전차(전기전자ㆍ자동차)군단'의 활약은 눈부셨다. 하지만 전차군단 쏠림 경제는 경제성장률ㆍ수출실적ㆍ주가지수 등 경제지표를 왜곡하거나 착시(錯視)효과를 가져온다. 지난해 성장률이 2%라지만 많은 사람들은 체감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특정 대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비대한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이들 전차군단에 문제가 생기면 한국 경제는 어찌 될 것인가. 삼성전자의 주된 수익원인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로 가고 있고 중국 업체들이 바싹 추격하고 있다. 현대차는 엔저(円低)를 무기로 적극 공세에 나선 일본 자동차에 밀려 선진국 수출이 줄고 있다. 게다가 두 회사는 반도체ㆍ모바일 기기ㆍ자동차 공장을 최근 주로 해외에 짓고 있다. 시장 확보와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해외 생산기반 확충을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국내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 기회는 줄어든다. 삼성전자 갤럭시와 현대차 소나타에 한국 경제의 미래를 마냥 맡길 수만은 없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계속 잘하는 것 못지않게 다른 대기업들도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더욱 분발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중견ㆍ중소 기업을 크게 늘림으로써 대기업 중심 기업 생태계 구조를 바꿔야 한다. 정부가 규제를 혁파해 기업의 투자심리와 경영 의지를 북돋고, 기업들은 보다 과감한 투자와 경영, 기술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 경제를 표방하고 나선 것은 옳은 방향이다.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운 창조경제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관련 정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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