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보단 진흥' 최문기 스타일…손톱 밑 가시 뺄까

"판매중지 됐던 방송상품까지 허용" 방송 규제 완화 정책 쏟아내 방송통신업계 오랜 손톱 밑 가시 사라질지 주목산학협력연구 경력으로 기업 마인드 충만해 KT출신 윤종록 차관과 콤비로 친기업 정책 펼치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진흥이 규제를 앞선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국정 철학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기업 규제를 풀어 사업자간 경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등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방송통신 업계의 오랜 손톱 밑 가시들이 이참에 사라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2일 미래부에 따르면 최 내정자는 전날 청문회를 통해 당장 유료방송업계 성장을 옥죄고 있던 규제를 하나둘씩 없애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 내정자는 케이블TV사업자인 종합유선방송사(SO) 방송구역을 늘리고, KT의 인터넷(IP)망을 이용한 위성방송 송출도 허가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미래부의 전신인 구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랫동안 끌어왔던 문제로 방송사업자간 이해관계와 특혜시비 때문에 해결은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미래부가 들어서자마자 규제 철폐가 가시화되면서 산업 진흥에 대한 일각의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 케이블TV사업자의 경우 특정 기업 하나가 전체 케이블TV 가입자의 3분의 1을 초과하거나 전체 방송구역(77개)의 3분의 1을 넘겨 경영할 수 없도록 한 현재 규정을 없애기로 했다. 대신 전체 유료방송(케이블TVㆍIPTVㆍ위성방송) 가입 가구 수를 기준으로 3분의 1 이하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전체 유료방송 가구수가 2400만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케이블TV 사업자 한군데는 800만명까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케이블 TV 사업자 중 티브로드가 가입자 300만명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케이블TV 사업자간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최 내정자는 KT 스카이라이프의 '접시 없는 위성방송'인 DCS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DCS는 위성방송 신호를 KT전화국에서 받아 가정으로 접시안테나가 아닌 인터넷(IP)망으로 신호를 송출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위성방송 역무를 어겼다며 판매가 중지됐었다.  이처럼 위반 판정이 내려졌던 서비스까지 재허용하겠다는 것은 최 내정자가 진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확연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규제는 통신보다는 방송 분야쪽에 집중돼 있어서 이것들을 하나하나 해결하겠다는 것이 최 내정자의 뜻"이라며 "다만 통신분야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 공약으로 가입비 폐지 내놓는 등 요금인하 정책들이 중심이 된 만큼 당분간 이통사 규제 완화에 대해선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인 최 내정자와 KT에서 30년을 근무한 윤종록 차관 콤비가 친기업 성향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희준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최 내정자의 경력을 보면 산학협력연구활동을 오랫동안 해 온 덕분에 기업적인 마인드가 충분할 것"이라며 "하지만 진흥과 규제가 따로 갈 수 없는 만큼 규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나영 기자 sn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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